"때묻은 놈 발가벗는다. 당치도  않은  일이다. 허나 소리를 지르고 싶다. 오늘 좋은 사람들 앞에서 내 소리의 옷을 벗는다. 신나게 원없이 소리칠란다. 이 세상에 나처럼 행복한 놈 없다"

소리꾼 장사익이 1994년 11월 홍대앞 예극장에서 열린 첫 공연 당시 프로그램에 적은 글이다.

향토빛 진한 구수한 노래로 사랑받아온 그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17일  오후 3시와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념 콘서트를 연다. 제목은 장사익  소리판 '10년이 하루'.

장사익은 마흔 다섯 나이에 데뷔한 늦깎이 가수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꿨지만 생계에 매달려 뛰어들지 못하다 94년에야 데뷔 무대에 섰다.

그는 "치기 어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이다. 지난  10년이 하루처럼 꿈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노래는 들일하는 농사꾼들이 숨길 열리는대로 토해 놓는 들소리같다. 박자나 형식, 장르에 구애없이 그저 나오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노래하면서  듣는  이를 울리는 타고난 소리꾼.

이곳 저곳의 전통가락을 토대로 직접 곡을 만들어 부르는 그는 지금까지  '하늘가는 길'(1995) '기침'(1997) '허허바다'(2000) '꿈꾸는 세상'(2003) 등 네 장의 음반도 냈다.

지나온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며 그는 "나이먹어 근본을  알고, 자연스런 삶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혼자만이 아닌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곡 '희망한단'과 대표곡 '찔레꽃'을 비롯해 '허허바다'  '기침' '사랑니 뽑던 날' '하늘 가는 길', 서정주 시에 곡을 붙인 '황혼길',  트로트곡 '동백아가씨' '대전부르스' 등을 부를 예정이다.

김광석(기타) 김규형(모듬북) 김은영(해금) 최선배(트럼펫) 한충완(피아노)  허진호(베이스) 고석진.강선일(타악) 서울시합창단 더솔리스트 등이 함께한다.

    2만-6만원. ☎396-0514.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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