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상하이 자동차(SAIC)가 쌍용차 노조를 직접 만나기로 해 주목된다.

특히 노조는 상하이 자동차와 노조간 상설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하는 한편 매각에 대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 협상팀의 실무 임원진은 본협상을 위해  오는 11일께 우리나라를 방문, 15일께 노조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채권단은 6일 채권단-회사-노조 3자 실무협의회에서 이같은 간담회 일정을 노조에 통보하고 그간의 협상 진행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노조측의 계속된 면담 요청에 대해 상하이측이 `일단 만나  대화하겠다'고 의사를 피력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쌍용차 매각 과정에서 상하이자동차측이 노조와 직접 면담을 갖는 것은  처음인데, 란싱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시 노조의 반발로 진통이 계속됐던 점을 감안해  노조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달래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조는 조건부 매각 수용 입장을 확정하면서 ▲총고용 및 단협, 노조 승계 ▲생산.판매.정비 네트워크 확대 및 기술이전 제한 ▲연구개발 강화 및 투자확대 ▲독립.투명 경영 보장 및 브랜드 유지 ▲약속 이행 장치마련 ▲특별협약 체결 등 6가지 요구안을 확정, 채권단을 통해 상하이자동차측에 전달한 바 있다.

노조는 R&D의 경우 매년 매출액의 5%, 전년 대비 5% 증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생산능력을 현재 연산 20만대에서 40만대로 늘리는 동시에 노조가 지명하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향후 노사 경영위원회 등을 설치, 상하이자동차가 본계약 체결 당시 약속한 내용들을 이행해 나가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상하이자동차는 인수 후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노조는 기존 요구안을 상하이측에 재차 전달하고 상설 협의기구를 통한 직접 교섭을 촉구키로 했다.

특히 노조는 상하이자동차가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전개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면담 결과가 나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노사 경영위원회 구성이나 노조 지명인사의 이사 선임 등은 사실상 강도높은 노조 경영참여를 요구하는 내용이어서 상하이자동차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전망이 유력하다.

상하이자동차가 노조와의 대화 채널을 계속 가동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 노조는 오는 13일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인 시위' 등 대시민 선전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하이자동차는 지난 8월 30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평택 공장 등 쌍용차 시설에 대한 현장실사를 가진 데 이어 협상팀이 중국과 서울을 오가며 채권단과 본계약 협상을 벌여왔으며, 중국의 국경일 연휴 이후인 11일부터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달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나 가격 등 구체적 조건에서 막판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어 일정은 다소 유동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하이 자동차가 노조를 만나 매각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이나 현재로서는 향후 추이를 단정할 수는 없다"며 "채권단과 상하이자동차, 노조가 대화를 통해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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