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1일부터 시작된 안기호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의 단식농성이 5일로 35일째를 맞으면서 안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안 위원장은 포도당 주입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탈수, 갑상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맥박과 혈압이 위험수위 이하로 떨어지는 등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졌다.


지난 7월 공정 직영화를 이유로 현대차가 5공장 하청노동자 42명을 계약해지하자 노조는 “계약해지 대상자들은 안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핵심간부들로, 원청 현대차가 나서 비정규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고 반발, 안 위원장과 함께 노조 간부 10여명이 단식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추석연휴를 전후해 다른 노조 간부들은 단식을 중단하고 안 위원장만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안 위원장은 1년 이상 지속된 수배기간 동안 귀가는 물론 공장 밖 출입을 거의 하지 못해 그렇지 않아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안 위원장이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급속도록 악화되고 있음에도 현대차가 노조와의 논의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자 사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5일 단식농성장인 울산 현대차 5공장을 격려 방문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 “이미 현대차가 노동부로부터 무더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정 직영화를 빌미로 한 정리해고는 원천 무효”라며 “계속해서 현대차비정규노조의 ‘정리해고 철회’와 ‘노조말살책동 중단’이라는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면 현대차는 하반기 총파업 투쟁과 연계한 민주노총 차원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민주노동당도 최고위원단이 농성장을 찾아 농성 지지의사를 전하고 안 위원장을 비롯한 하청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정규직노조인 현대차노조의 서동식 조직강화팀장도 “그동안은 5공장 사업부 중심으로 논의돼 왔기 때문에 노조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었다”며 “그러나 지난달 22일부터는 정규직노조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대차에 하청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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