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청년인구 증가 10%, 일자리는 0.2%만 늘어…선진국보다 개도국 더 심각

지난 6월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년층(15~29세) 실업자가 38만7천명으로 전체 실업자(76만3천명)의 절반을 넘어섰고, 청년실업률 역시 7.8%로 전체 실업률(3.2%)의 2배를 훌쩍 넘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도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전략국이 11일 내놓은 ‘청년층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15~24세) 실업인구는 약 8,80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현재 전 세계 실업자 1억8,600만명 가운데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청년층이 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려가 크고, 청년실업률이 14.4%로 성인 실업률의 3.5배에 달하는 것은 문제”라고 ILO는 밝혔다.

ILO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인 청년실업자의 증가로 비공식 경제부문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여건 속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부모에 의존하거나 불법 경제활동에 종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타격이 심해 일자리를 찾더라도 장시간 노동과 단기 또는 비공식 계약, 낮은 임금, 미비한 사회적 보호 등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청년인구의 증가가 시장에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청년 인구는 10.5% 증가한 11억명에 달하지만 취업기회는 겨우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많은 젊은이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얻으려고 교육기간을 더욱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청년실업의 고통은 선진국보다 개도국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현재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동과 북아프리카(25.6%)였고, 서부사하라 이남지역(21%), 전환기 경제권(18.6%), 중남미(16.6%), 동남아시아(16.4%)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 지역의 청년실업률은 7%였다.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은 “우리는 교육받은 청년 세대의 에너지와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며 “젊은층이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찾고 유지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UN 밀레니엄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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