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불만족 이유 68%가 ‘임금수준’…고용보장은 9.8%에 그쳐

KB국민은행 비정규직 노동자 4명 중 3명은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 임금인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 직원의 40.3%도 이 내용에 동의하고 있으며 정규직 가운데에는 직급이 낮을수록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금융노조 주택은행지부(위원장 양원모)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28일 발표한 ‘경영현안에 대한 KB국민은행 직원 의식조사’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의 임금인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리급(L1)은 78.4%, 차장급(L2)은 71.1%가 반대했으나 지점장급(L4) 64.3%가 찬성했고, 비정규직 75.2%도 동의했다. 연구원은 “비정규직의 보상수준을 현실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는 직원들이 아니라 은행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KB국민은행의 비정규직은 9천여명으로 전체 직원(2만7,900여명)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급여수준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복리후생비를 포함할 경우 약 40%에 머물렀다.<그래프 참조>



특히 비정규직 규모는 1996년 2,644명에서 2002년 9,537명으로 260%나 증가해 하나은행 70%, 한미은행 69.9%, 조흥은행 16.4% 등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처우개선 방안으로 전체 응답자의 44.9%가 ‘심사를 거쳐 전환 허용’을 꼽았고, 다음으로 ‘신분은 유지하되 처우개선’(26.4%), ‘정규직 전환허용 및 처우개선 병행’(23.2%) 등의 순이었다. 당사자인 계약직들은 ‘정규직 전환허용 및 처우개선 병행(44.5%)’에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에 대해서는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도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지 않았는데,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안에 집착하기보다는 실현 가능한 차선책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비정규직 급여는 정규직의 70% 수준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정규직의 경우 78.5%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직무 불만족 요인으로 정규직의 경우 승진(대리급), 고용보장(차장급 이상)을 꼽았으나 계약직의 경우 68.2%가 임금수준이라고 답했고, 고용보장은 9.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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