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경총이 사안 몰라 교섭 더 어려워"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김창성)가 최근 사용자측으로부터 잇따라 교섭권을 위임받으면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들어 경총은 사측으로부터 모두 3건의 교섭권 위임을 받은 상태로, 모두 노사갈등이 첨예하거나, 복잡한 현안을 갖고 있는 곳들이다.

세달이 훌쩍 넘도록 파업을 벌이고 있는 스위스그랜드호텔이 교섭권을 경총에 위임하는 것을 시발로, 최근 직장내 성희롱 문제까지 제기되는 등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랜드, 밀라노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대전의 섬유개발연구소도 경총에 각각 교섭권을 위임하면서 그 뒤를 잇고 있다. 해당 사업장 노조들 역시 각각 상급단체인 민주관광연맹, 민주화학섬유연맹, 과학기술노조에 교섭권을 위임한 상태다.

경총은 최근 노동계에서도 상급단체로의 위임이 잦아지면서, 사용자측도 노사관계를 잘 아는 경총에 위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경총은 노동계의 산별교섭 요구 때문에 교섭권 위임을 수임하는데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묵직한 사안이 많이 터져 요구가 있을 때 거절하기 어렵다는 설명. 특히 경총은 그동안 개별인사가 위임을 받는 형식이었다면, 스위스그랜드호텔의 경우는 경총 차원에서 교섭권을 위임받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당노조와 연맹들은 사용자측이 경총에 형식만 위임해놓고, 실질적인 내용은 전달하지 않거나, 경총이 경직적인 태도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한다.

스위스그랜드호텔의 경우도 처음 경총이 사측의 주장대로 노조측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해 반발을 사기도 했고, 이랜드의 경우 실권 없는 법인 대표이사들이 경총에 위임하면서 교섭을 더 교착상태에 빠트리게 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섬개연노조 역시 경총과 3차에 걸쳐 교섭을 가졌으나, '경총 단협모범안'을 기본으로 경직적 태도로 일관해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