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와 에이즈바이러스(HIV)는 인간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사회·경제적 발전에도 위협이 된다.”(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

국제노동기구(ILO)는 11일부터 17일까지 방콕에서 열리는 ‘에이즈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노동력 손실도 함께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O는 보고서에서 15~49세의 취업연령대 노동인구 3,65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돼 있으며 에이즈 출현 이후 내년까지 에이즈로 인한 손실되는 노동력의 전체적인 규모는 2,800만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오는 2010년과 2015년이 되면 손실되는 노동력이 각각 4,800만명, 7,4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에이즈가 노동력 손실의 가장 큰 치명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미 에이즈 감염으로 수천만명이 사망하고 있는 가운데 수백만명이 노동능력을 상실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1995년 50만명이던 비경제활동인구로의 유입규모가 10년 뒤인 2005년에는 200만명으로 4배로 늘어나고 2015년에는 무려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ILO 보고서는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에이즈 환자 간호를 위해 가족들이 함께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LO는 에이즈가 노동인구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은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측정가능하다며, 지난 1992년에서 2002년 사이에 에이즈와 에이즈바이러스로 인해 매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2%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소마비아 총장은 “에이즈로 인한 인명 손실은 생산과 고용유지 능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빈곤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사회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사하라사막 이남 중남부 아프리카 35개국과 중국, 인도,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5개국 등 모두 50개국을 대상으로 에이즈와 에이즈바이러스가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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