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박권상)가 지난달 31일 정리해고를 통보한 환경직 직원 중에 한홍자씨의 '딱한 사정'이 전해져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씨의 남편은 만성신부전증으로 병상에 누운 지 16년째. 일주일에 세 번의 혈액 투석으로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신장 기증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2천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지켜봐야만 하는 형편이 현재 한씨의 절박한 입장이다.

"남편과 공부할 아이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거리로 나섰으나 배운 것도 기술도 없는 나를 받아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죠. 그때 하늘이 도운 듯 KBS 청소 일자리가 생겨 본봉 6만원에 입사했어요" 이렇듯 한씨의 KBS 입사는 그녀 말대로 가족 전체의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한씨의 사정엔 아랑곳없이 KBS는 이달 말 94명 직원에게 해고 개별통보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달 반 뒤면 정리해고라니 이제 뭘로 남편 뒷바라지를 할지..." 늘 웃는 인상이지만 남편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추스르지 못하는 한씨. 남편이 걱정할까봐 아직 말도 못했다고 한다.

한홍자 조합원이 박권상 사장에게 꼭 전해달라는 말이 있다. "회사가 어렵다면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줄여서 같이 사는 방법을 고려했으면 해요. 가깝게 있는 사람들이 아닌 맨 밑바닥에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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