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는 보건의료와 택시노조의 파업으로 후끈 달아오른 임단투 소식이 지면을 가득 메웠습니다. 기자들도 취재하느라 투쟁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는데요, 그만큼 얘깃거리도 많겠네요.

병원협회 본부장, 튀는 행동 ‘구설’

- 지난 16일부터 병원노사 교섭이 매번 고비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그때마다 나오는 얘기가 직권중재회부였습니다. 처음으로 합법파업을 한 보건의료노조로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 간 일주일이었습니다.

사용자 쪽이 사실상 결렬선언을 했던 지난 16일도 곧 직권중재에 회부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요. 보건의료노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초의 합법파업이었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고통의 세월을 견디어낸 노조 지도부의 심정을 압축하는 것 같았습니다.

중노위의 조건부 직권중재보류 결정은 노사관계 역사를 보더라도 의미 있는 일인데요. 마지막까지 노사자율교섭으로 파업이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 병원 산별교섭 중반부터 주목을 끌었던 이병오 병원협회 노사협력본부장과 남일삼 고문이 다시 한번 취재진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건은 노조가 수정요구안을 제출한 지난 18일 새벽에 일어났는데요.
노사간 신의성실 원칙하에 서로 철저하게 비밀로 부쳤던 실무교섭 내용 중 노조의 수정요구안을 누군가 교섭장 주변에 있던 언론사 기자들에게 흘려버린 사건이었습니다.

이 본부장은 재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기자들에게 그런 말 한 적 없다. 병원 관계자들과 조금 전 타결된 산재의료관리원 내용을 말했을 뿐”이라고 발뺌을 했습니다.

교섭과정에서의 돌출발언 등으로 노조 교섭위원들에게 질책을 받았던 이 본부장은 결국 이날에는 취재기자들의 원성과 질책을 들어야 했습니다.

‘맨발의 청춘’ 택시노동자들

- 택시노동자들도 16일 17시간 동안 파업을 했는데요, 민택노련이 택시 1,500대를 여의도에 나란히 줄 지어 집결시킨 광경도 대단했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는 서울·경기·인천·경남 지역에서 모인 3천여명의 택시노동자와 1,500여대의 택시들로 가득 찼습니다. 특히 80년대나 볼 수 있던 노란 택시들이 경남지역에서 상경했는데요. 이 노란 택시들의 모습에 국민들이 이목이 집중되자, 건교부와 민택노련의 ‘극적 합의’가 가능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 이날은 경기도 광주에서 온 택시 한대가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노동 1호’라고 불리는 이 택시는 광주택시분회에서 만든 모형 택시로 지난 7일부터 광주시청 농성을 시작해 그 때부터 택시노동자들과 함께 했다고 하더군요.

광주 택시노동자에 따르면 ‘노동 1호’ 덕택에 광주택시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부가세 감면분 전액지급을 쟁취했다며 서울까지 함께 상경했다고 합니다.

- 여의도 문화광장을 ‘점령’한 택시노동자들은 평상시 10시간이상 택시라는 좁은 공간에서 지내던 생활을 벗어나서인지 영등포 청과물시장 근처에 있는 열린우리당까지 왕복 두 시간 이상의 거리행진이 무척 힘들었다는군요.

행진이 끝나자마자 여의도 문화광장에 모두 주저앉아 운동화를 벗어놓고 맨발로 문화제를 진행하는 진풍경도 연출했습니다.

- 맨발로 있는 동안은 발이 무척 시원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노동 강도가 완화되고 임금이 대폭 올라서 언제나 시원한 발을 느낄 수 있는 노동현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태풍으로 집회 무산위기

- 태풍 때문에 자칫 민주노총이 20일 연 특수고용노동자집회가 무산 위기까지 갔답니다. 집회 예정시간은 오후 2시였는데 전날부터 태풍 영향으로 비바람이 거세지자 주최측이 집회 개최와 행진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고 합니다.

오후 들어 비가 잦아지니까 주최측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집회도 무사히 마쳤다 합니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노동자들이 모인 집회인데, 잘 치렀다니 다행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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