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아시아원탁회의가 오는 13~14일 이틀 동안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그 동안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열렸던 WEF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전략적 통찰을 위한 아시아 원탁회의’로 이름을 바꾼 첫 회의다.

때문에 회의 준비로 방한한 WEF 리 하웰 아시아담당 국장은 “과거의 기조 발표와 토론 형식에서 벗어나 모든 참가자들이 동등한 입장에게 진지하게 토론하는 회의”라며 원탁의 의미를 강조했다.

△ 각국 대표 150명 참가 = 이번 회의의 참가자는 총 150명으로 기업대표 100명, 정,관계 대표 25명, 학계,시민단체 전문가 10명, 언론인 15명으로 구성됐다.

해외에서 참석하는 주요 인물로는 모리스 스트롱 유엔사무총장 특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러시아 대통령 고문,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금융재정상, 고이케 유리코 일본 환경부 장관, 마잉주 대만 타이베이 시장, 윌리엄 스트브로폴로스 다우케미컬 회장, 마빈 데이비스 영국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CEO, 기타시로 가쿠타로 일본 경제동우회 회장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강금실 법무부 장관, 이명박 서울 시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선동 에스오일 회장 등이 참석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참가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 무엇이 논의되나 = WEF 사무국 측은 ‘전세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아시아 지역문제에 대한 전망을 하는 일종의 아이디어 회의’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 경제의 글로벌 경제시스템 불확실성 극복방안, 자유무역협정(FTA) 활성화를 통한 아시아 경제의 역동성 강화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부 회의 주제로 ‘아웃소싱’, ‘아시아의 천연자원’, ‘경쟁의 핵심’, ‘은행과 자본시장’ 등이 잡혀 있어 실제로는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문제 등 인류보편적 주제는 ‘지구적 위협’ 하나에 그친 반면 무역, 교육개방, 천연자원, 자본시장 등 신자유주의적 색채가 짙은 주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다국적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 베어링 포인트를 비롯, 화이자 등 다수의 의료,제약 회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아시아 지역의 교육개방 및 의료개방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변하듯 리 하웰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성장과 분배 모두 중요하지만 성장이 없는 나라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회의는 시장원리 준수, 자유경쟁 촉진, 정부규제 철폐, 기업 구조조정, 공공재 폐지 등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확산 논의의 또 다른 장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다른 많은 세계경제포럼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반세계화 운동 진영의 저항 또한 거셀 전망이다.

△ “돈벌이만 논의” 반대 거세 = 아시아 원탁회의에 맞선 반대그룹의 움직임도 조직적이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전국 41개 정당,시민,사회단체는 WEF반대행동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를 조직해 지난 8일 반대투쟁 계획을 밝혔으며, 아시아지역 90여개 단체들도 한국 조직위원회의 활동계획에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직위원회는 12일 야간 문화제를 시작으로 본회의가 열리는 13일 대학로에서 대규모 항의 규탄집회를 가지고, 14~15일에는 국내외 민중단체들이 참가하는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해외 단체 170여명의 활동가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사무국은 밝혔다.

한편, 1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동국대에서 열리는 전야제에서는 △한일 FTA △교육, 의료, 문화, 서비스 개방 등에 관련한 정치연설과 함께 영상극, 연극, 대동놀이 등 다양한 문화마당이 마련될 예정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돼 일명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1971년 독일 태생 유대인으로 현재 제네바대 교수인 슈바프(Klaus Schwab)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민간 단체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 최고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해 국제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포럼은 매년 2천명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약 1주일에 걸쳐 폭넓은 분야에 걸쳐 토론을 벌이는 일종의 살롱과 같은 모임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200개 이상의 기업체와 단체가 가입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