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기자본이 드디어 중국 국영은행의 지분도 인수하게 됐다. 한국에서 제일은행의 주인인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 그 주인공.

지난달 31일 중국증권보는 뉴브리지캐피탈이 중국 국영은행인 선전개발은행의 지분 18%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외국 펀드가 중국 국유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분을 매입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지분 이전 조건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 “조건을 갖춘 해외전략 투자자가 중국 은행업의 구조조정과 개혁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외국자본은 자금과 기술, 신상품을 중국시장에 도입시키고 있으며 현대적인 은행 운영 메커니즘과 선진 은행관리 패턴을 선보일 것을 기대하며 국유은행의 경영이념과 관리방식이 많이 바뀔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중국의 은행들은 과도한 성장 드라이브로 부실여신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됐고 이에 중국당국은 얼마 전 긴축 정책을 발표해 아시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외국자본이 진입하지 못한 마지막 보루라고 여겨지던 중국 국영은행마저 외국계 사모펀드가 진출함으로써 그 동안 잘 밝혀지지 않았던 중국경제의 부실 정도가 서구 자본에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은 그 나라의 여수신 상황, 부실 정도, 기업 정보 등이 총망라된 곳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유출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당국은 장기적으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국유은행의 개혁촉진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 경영에서 보여준 경영모습은 그런 노하우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과연 중국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중혁 기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