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노동자들의 축제일인 노동절을 맞아 남북노동자들이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역사적인 통일대회를 성사시켰다.

ⓒ 매일노동뉴스 송은정

특히 양대노총과 직총은 대회 마지막날인 3일 아침 세 조직간 ‘공동정리문’을 통해 ‘2004년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의 서울개최를 추진하기로 합의해 주목되고 있다. 부문별 대표자회의의 서울개최는 남북민간교류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세 조직은 또 올해 안에 적절한 시기를 골라 산별, 지역별 교류 및 남북노동자 백두산 등반대회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대노총과 직총은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금강산에서 실무협의를 벌이는 일정까지 합의해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노동자들의 인적 교류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류협력 확대발전 기대

노동절 공동행사에 이어 산별, 지역별 교류, 남북노동자 백두산 등반대회 등이 성사되면 지난해 3월 세 조직 대표자간에 합의한 5개항 가운데 통일축구대회를 제외한 모든 것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로써 복잡한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의 노동자간 교류가 차근차근 확대발전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노동자가 앞장서서 통일하자”는 말이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남북 민간교류 사업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됨에 따라 올해 다른 부문의 민간교류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노동절 공동행사에서 진행된 6.15㎞ 통일마라톤대회와 모란봉 산책과정에서 평양시민들과 대중적 만남을 이룬 것은 남북교류협력 사상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북쪽은 이번에 처음으로 남쪽 일반인들에게 푸에블로호를 공개했으며, 일반군중이 모여 있는 모란봉 등에 최초로 남쪽 방문단을 데려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직총 관계자는 “노동계급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절을 명절로 쇠는 북한은 이번에 남북노동자 통일대회를 국가적 핵심행사로 배치했으며, 박봉주 내각총리가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행사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대노총도 이번 방북 때 룡천지역 피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의약품 10만불 상당을 1차로 전달하는 등 최대한 정성을 기울였다.

대중적 교류, 통일운동 과제로

이에 앞서 양대노총과 직총은 지난 1일 오전 노동절 공동행사 말미에 결의문을 채택, “6ㆍ15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철저히 관철해 나갈 것”,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기치로 조국통일을 완수해 나가는데서 맨 앞장에 설 것”, “이 땅에서 전쟁을 막고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계속 견결히 투쟁해 나갈 것”을 밝혔다. 통일운동에 노동자가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한편 이번 통일대회를 계기로 노동자 교류와 통일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일부 조직과 상급단체에 집중된 통일운동이 아니라, 전 조직적으로 대중적인 차원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교류를 높여야 할 과제가 양대노총에 주어졌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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