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사 5차 산별교섭에 사립대병원이 불참하는 등 보건노사 산별교섭이 진척을 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부터 1박2일 동안의 상경투쟁을 시작, 서울대병원과 주요 사립대병원 농성을 벌였으며 이후 각 지부별 병원 로비 농성 등을 계획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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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불참= 특성별 교섭을 전제로 대표단을 구성, 교섭권을 병원협회에 위임했던 사립대병원은 21일 열린 5차 산별교섭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병원협회도 중앙교섭을 전제로 열리는 교섭에는 참가할 수 없다며 불참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와 민간중소병원, 지방공사의료원, 특수목적공공병원은 대학병원이 빠진 가운데 교섭을 어떻게 진행할 지 논의한 결과, 28일 6차 교섭까지 노사가 각자 방안을 마련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28일까지 최대한 대학병원들의 교섭참가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날 교섭에서 노조는 “당초 오늘부터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하려했으나 주요 당사자들이 빠진 상태에서 교섭 진척이 어려울 것 같다”며 “교섭에 불참한 병원들을 상대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중소병원과 지방공사의료원 등도 “대학병원들이 빠진 상황에서 진행하는 교섭은 산별중앙교섭으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노조 의견에 동의했다.

▶노조 상경투쟁=보건의료노조는 이날부터 1,000여명의 각 지부 전임간부들이 참가한 가운데 주요 병원에서 철야농성을 진행하는 등 1박2일간의 상경투쟁을 시작했다. 노조는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앞에 모여 △의료공공성 강화, 의료시장개방 반대 △주5일제 실시에 따른 인력확보 △산별교섭 관련 국립대 참가를 위한 교육부 역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광화문 집회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서울대병원 규탄대회를 열었으며 밤부터는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한양대병원, 이화의료원, 경희의료원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22일에는 박용현 서울대병원장 면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한 기자회견, 노동부·국무총리실 등 대정부 면담, 서울시내 선전전, 오후2시 종묘공원 비정규직 철폐 집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상경투쟁 이후에도 전 지부 병원 로비 철야농성, 지역본부별 교섭 불참병원 타격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며 28일 교섭부터는 전 지부장이 산별교섭에 참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별교섭에 참가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 지부교섭도 열지 않을 계획이다.

▶이후 전망= 일단 보건의료노조 사업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학병원이 교섭에 불참함에 따라 당분간의 교섭 파행과 노사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산별교섭 거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서울대병원과는 달리 일부 지방국립대병원의 경우 산별교섭 참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3일 예정된 국립대병원장 회의에서 산별교섭과 관련한 내용이 다루어질 예정이어서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사립대병원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병원협회 관계자는 “분명히 특성별 교섭을 전제로 교섭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중앙교섭을 전제로 하는 교섭석상에는 나갈 수 없고, 사립대병원이 직접 나가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이후 노조가 주최하는 교섭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협회의 이런 방침은 5월7일 새 회장 선출 전까지는 변경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립대병원이 개별적으로 다음 교섭에 나오도록 압박할 방침이지만 5월25일 집단조정신청까지는 5회, 6월10일 파업돌입까지는 8회의 교섭기회만 남아 있어 앞으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김학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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