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최열 사무총장이 기아자동차와 삼성SDI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매달 모두 5백여만원의 월급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기아자동차로부터는 지난 2월 1만5천여주의 스톡옵션도 받았다.

기아측은 "환경문제 등에 대해 조언을 받기 위해 최 총장을 1998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며 "올 2월 주총에서 80여명의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줄 때 공개적으로 최 총장에게도 임원 자격으로 배분을 했다"고 밝혔다.

기아측은 "이 스톡옵션은 3년 후 지급 당시 주가(5천5백원)보다 올라갈 경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월급은 다른 이사들처럼 2백여만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월 3백여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환경친화적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사외이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받은 급여는 통장에 적립돼 있으며 공익 활동에 쓸 계획"이라며 "주식으로 시세차익을 보지도 않았다" 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내부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기업이 시민단체를 끌어안고자 사외이사제를 악용하고 있다는 부정론과 시민단체도 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견제해야 한다는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시민단체 간부 K씨는 "이런 경우 해당 기업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서 최 총장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기업과 시민운동은 생산적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려대 장하성(경영)교수는 "시민운동가가 사외이사로서 기업을 견제하고 공익을 추구한다면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 김은영 간사는 "정당하게 스톡옵션을 받았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18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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