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인수포기를 둘러싸고 포드자동차가 전적으로 대우측에 책임을 떠넘기고 나서자 포드자동차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포드자동차 폴 우드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15일) 대우차 인수 포기 배경과 관련, “대우차를 포함한 대우그룹 고위급 임원들이 회사의 자산가치를 왜곡하는 등 부실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는 보도가 그 배경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마치 숨겨진 대우차의 부실을 발견했기 때문에 인수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수 포기 선언으로 국내 자동차산업과 국가 자체의 국제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놓고 너무 무책임하지 않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고위 관계자는 “당초 포드는 최대 라이벌인 GM을 견제하기 위해 70억달러라는 높은 인수가격을 써냈고, 대우차 브랜드를 글로벌화하며 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하고, 고용을 유지한다는 등 온갖 좋은 조건을 다 제시했다”며 “그래놓고 협상기간중 사실상 돈을 쏟아 넣으며 기다려준 우리 국민에게는 한마디 사과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수 포기를 통보하면서 대우측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추가부실이 발견됐다면 가격협상을 통해 해결할 일”이라며 “자사의 경영환경이 나빠진 점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또 “포드는 기아차 입찰때도 입찰사무국이 주당 인수가격을 5000원이하로 써내면 인수자격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는데도 아시아자동차에 대해 주당 1000원을 써낸 적 있다”며 “결국 입맛에 맞는 떡만 갖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도 포드가 대우차 국내외법인을 일괄 인수하겠다던 당초 약속과 달리 쌍용자동차 인수를 꺼려 이 부 분이 협상 쟁점 중 하나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주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않을 경우 아무리 중대한 결정이라도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주식회사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전략 실책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측에만 책임을 떠넘긴 포드는 ‘상도의 부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드의 인수포기 선언과 함께 대우차의 추가부실 가능성이 언급됨으로써 대우차는 이래저 래 포드에 의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벗어나면서 회생국면에 있던 우리나라의 대외 신뢰도까지 실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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