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단이 오는 18일 대우차 대책회의를 열고 GM과 현대·다임러 크라이슬러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다시 제한경쟁입찰을 실시, 대우차 인수 대상자를 선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일단 GM과 현대·다임러 크라이슬러에 인수 의지를 타진한 후, 이들로부터 수정입찰제안서를 받은 다음 인수 대상자를 곧바로 선정,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인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16일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며, GM은 논평을 유보하고 있어 채권단의 애를 태우게 하고 있다.

◆ 포드의 인수 포기 배경= 지난해부터 포드는 무려 1000만달러의 비용을 써가면서 대우차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지난 6월 경쟁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GM과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혹시 포드가 대우차를 실사한 결과 대우차 부실이 크기 때문에 인수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 .

포드는 지난 15일 대우차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대우자동차를 포함한 대우그룹의 고위급 임원들이 회사의 자산가치를 왜곡하는 등의 부실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는 보도가 (인수포기) 배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며, 은근히 대우 부실 때문에 인수를 포기하는 것처럼 내비쳤다.

하지만 많은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포드가 대우 인수 제안서조차 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포드 자동차 내부 문제로 인수를 포기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최근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에 연루되는 바람에 주가가 거의 절반 가량이나 폭락했고, 잭 내서 회장이 청문회에 불려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포드이사회는 무리하게 대우차를 거액을 주고 인수했다가 포드자동차 주가가 더 폭락하는 상황을 크게 우려,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 GM에 매각 가능성 높아=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1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다임러가 대우차 인수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현대자동차가 단독으로 대우차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국내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차까지 인수할 경우 독점시비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대우차를 인수해도 시너지 (상승)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계안 현대차 사장도 “대우차 공장 중 다른 것은 필요없고 폴란드 FSO공장만 탐이 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현재로는 GM에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GM은 6월 말 우선협상대상에 실패한 이후에도 앨런 패리튼 GM 전략적제휴본부장을 팀장으로 한 대우차 인수추진팀 인력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GM코리아의 이기섭 상무는 16일 “작년 말 GM이 단독으로 인수제안서를 냈을 때 매각했더라면 빨리 끝났을 텐데 공개경쟁 입찰로 가더니 결국 포드가 포기하게 돼 그동안 시간과 돈만 허비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부와 채권단의 대우차 처리방안이 확정되면 참여 여부를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GM 매각 이외에 다른 대안으로는 당분간 채권단 관리를 통해 대우차 가치를 높인 후 재입찰 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또 노동계가 주장해온 공기업화론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차가 1개월에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두 방법 모두 채권단과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안으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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