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 급등 등으로 국내 경제가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라는 예상치 못했던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초 9월말로 예정되었던 대우차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내 경제운용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국내 경제에 큰 짐인 대우 처리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이고, 당장 채권단의 추가 부담을 걱정하게 됐다. 대우차에 새로운 자금지원은 물론이고 매각대금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제 값은 커녕,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대우차 매각 지연은 매각 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권 부실을 증가시키고 이는 공적 자금 투입을 불가피하게 만들어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에 상당한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당장 포드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포드의 전격적인 인수 포기 선언은 최근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와엔진 결함 은폐 의혹 등 내부 경영상황 악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우차에 대한 정밀 실사 결과에 실망했다면 그 파장은 만만하지가 않을 것이다.

포드는 대우차의 사업 현황 및 관련 자회사들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통해대우차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우차와 관계 당국은 이번 포드의 인수 포기가 포드자체 문제 때문이지 대우차에 있지는 않다는 점을 국내외에 분명히 알려야한다.

정부는 포드 이외에 GM_피아트와 현대차_다임러 크라이슬러의 2개 컨소시엄 입찰결과가 유효하다고 했지만,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대우차 매각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 충격의 파장을 단 시간에 최소화해야 한다. 나라 안팎의 여러 요인들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때에 대우차 문제까지 가세한다면 우리 경제는 또다른 위기에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 포드의 발표를 메가톤급 폭탄에비유한다.

정부는 어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와 관련, 채권은행단이 18일까지 향후 매각추진방향과 매각시까지 정상가동방안 등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정부는 ‘매각’에 급급해 국가경제에 손해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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