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 배경를 놓고 뒷말이 구구하다. 당사자들이뭔가 묵계가 있는 듯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가운데 지배적인 해석은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이나 엔진결함 의혹 문제 등 포드 내부적인 사정”으로 압축된다.

심지어 대우차 관계자는 “파이어스톤 사태 등이 몇달만 나중에 일어났어도 포드가 대우차 인수에 사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웨인 부커 포드 부회장은 “대우차와 포드 모두를 위한 최선의 제안서를 낸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대우차를 들여다 본 결과 ‘속빈 강정’으로 인식했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이다.

또 포드의 폴 우드 대변인은 “타이어 리콜과 주가하락이 인수포기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자금압박설을 부인하며 “대우 임원들이 회사의 자산가치를 왜곡하는 등 부실회계 혐의로 고발됐다는 보도가 배경을 설명해 줄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보면 파이어스톤 리콜과 엔진결함 문제에 따른 여파와 회사 내부사정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인수포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14일 열린 포드 이사회에서는 가격과 투자계획 등을 담아 제출한 실사팀의 제안서를 놓고 논의를 벌인 결과 ‘인수파’보다 ‘포기파’가 수적 우위를 보여 가격논의에 상관없이 아예 제안서 제출조차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스톤 리콜 등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는 등 회사가 직면한 상황이 포기파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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