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노동당 총선사이트 ‘판갈이넷’(www.pangari.net)에 연재되고 있는 ‘진보가 보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진보와 보수를 대변하는 적절한 인물 대비와 각이 선 내용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첫 선은 지난 30일 ‘공순이’ 최순영이 ‘영애’ 박근혜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민주노동당 최순영 부대표는 “30년 전 당신의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시절, ‘YH무역’이라는 가발공장에 다녔던 나는 당시 당신의 이름이 ‘영애’이고 남동생 이름이 ‘영식’인 줄 알았다”며 “알고 보니 영애(令愛)는 고귀한 집안의 딸에게 붙는 ‘사랑스런 꽃’이란 말로, 꽃부리 영(英)이 들어간 내 이름도 이쁜데 사람들은 날 왜 ‘순영’이 아닌 ‘공순이’로 부를까”라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조용하지만 언중유골의 포문을 열었다. 최 부대표는 이어 “지난 30년간 군사쿠데타당, 지역감정당, 민주화탄압당, 수구기득권당, 광주학살당, 반노동자당, 그리고 차떼기당에까지 이른 한나라당의 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의 과거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는 당신의 모습 앞에 절망했다”며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배척받아온 일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을 앞에 두고) 드디어 우리 정치에서도 ‘영애’와 ‘영식’의 시대는 가고 ‘공순이’와 ‘공돌이’의 시대가 도래함을 목도하면서 30년 전 흘렸던 젊음의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공무원노조의 민주노동당 지지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31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내는 두 번째 공개편지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도 생각하고 신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똑같은 인간인데 정치적 신념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어찌 당연하다고 하냐”며 “정작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 것은 하위직 공무원이 아니라 그동안 선거 중립을 헤쳐온 정책 결정권을 쥔 고위공무원들이 아니겠냐”며 ‘행정의 달인’ 고 대행에게 역시 쓴소리를 했다.

민주노동당은 <진보가 보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노회찬 사무총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민주노동당 지지 네티즌 모임인 ‘민지네’가 노 대통령 지지 네티즌 모임인 ‘노사모’에게, 386이 386에게 등으로 계속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윤정 기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