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등 노동계 안팎에서 주목을 끌었던 ‘참여와 통합으로 가는 노동연대(노동연대)’ 멤버들이 열린우리당 17대 총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대거 탈락하는 등 눈에 띄게 ‘지분’이 줄어들자 그 배경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29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순위에서 김영주 금융산업노조 정치위원장이 당선 안정권인 13번을 배정받은 데 비해 대통령직인수위 인수위원과 개혁국민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대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27번을 받았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배수진을 친다는 뜻에서 22번을 배정받은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뒷번호인 27번은 당선권에서 그만큼 멀어진 셈이다. 또한 김영대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2여년동안 공들였던 서울 영등포갑 선거구에서 출마도 못해 본 채 비례대표를 신청하는 ‘아픔’도 겪었다.

또 노동연대 공동의장을 지낸 박태주 전 청와대 노동TF팀장은 ‘새만금 헬기사건’으로 청와대를 떠났으며, 같은 공동의장이었던 한국통신노조 위원장 출신인 박호선씨와 상임대표를 맡았던 사무금융연맹의 전신인 민주금융노련 위원장 출신의 심일선씨도 각각 인천과 경기부천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본선에 나가보지도 못하게 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비록 현재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심중이 개입됐다고 추정했다. 한 인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연대의 역할이 사실상 없어진 것 아니겠냐”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다른 분과 인수위원들은 이후 장관직을 맡거나 총선 후보로 출마하는 등 ‘승승장구’했는데 비해 사회여성문화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김영대 후보는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개혁정당 사무총장까지 지낸 ‘중량급’ 인물인데도 당선권에서 불안한 비례대표 27번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

반면 13번에 배정된 김영주씨는 현직 한국노총 소속인 금융노조 정치위원장이며 여성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조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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