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을 하던 고등학교 교사가 뇌출혈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산 세원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김형석 교사(41, 수학)는 지난 25일 오후 보충수업 도중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 의식을 잃고 다음날인 26일 오후 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김 교사는 평소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평균 14시간에 가까운 극심한 격무에 시달려왔으며, 쓰러지기 며칠 전부터 동료교사들에게 “머리가 아프다”며 “보충수업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교조는 “김 교사의 직접적 사인은 과중한 보충?자율학습으로 인한 격무로 판단된다”며 “이는 정부가 사교육비를 경감한다는 명분으로 학교를 입시학원화해 교사들에게 과중한 수업부담을 강요한데 따른 것으로 정부와 학교당국의 잘못된 정책이 초래한 ‘간접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살인적 보충수업 희생자 고 김형석 교사 사망 대책위’를 구성하고 사교육비 경감대책과 보충,자율학습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당국이 보충,자율학습을 강요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감독기관인 교육청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27일 성명에서 “교육부는 천문학적 사교육비 발생원인이 대학서열화에 따른 우리사회의 학벌구조와 모든 학생들을 줄세우기 경쟁으로 몰아 놓고 있는 대입수능제도에 있음을 깨닫고 미봉책에 불과한 사교육비 경감대책 대신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아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중학교 보충수업 부활 철회와 졸속적인 EBS 과외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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