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가 된 한주였습니다.

- 민주노총도 지난 27일 오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파견업종 확대 저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유사근로자 기도 분쇄! 박일수 열사 정신계승! 파견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제도개선 입법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정말 긴 집회명칭이죠?

-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정부대책의 문제점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민주노총은 실효성 없는 정부대책을 규탄하고 실질적인 비정규직 대책,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현대중공업 쪽에는 사망한 지 한 달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박일수 열사’ 문제해결을 촉구했습니다.

- 이날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명동성당에서 지난 1주일간 펼친 ‘차별 없는 서울을 위한 도보 순례’ 해단식을 가진 뒤 결의대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고가 돼있지 않다는 이유로 명동성당 입구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도보 순례에 참여했던 민주노동당 서울 중구 최재풍 총선후보가 연행돼 순례단이 결의대회에 결합하는 시간이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최 후보는 얼마 있다 풀려나긴 했다고 하네요.

- 경찰은 지난 26일 장애인이동권 연대집회가 일몰 이후라 안 된다며 집회에 참여한 장애인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한데 이어, 1주일 동안 무리 없이 진행돼온 차별철폐 행진 마지막 날 신고가 안돼 있다는 이유로 연행했는데요, 탄핵무효를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시위’와 형평성 논란도 일만 합니다. 고무줄처럼 적용할 수 있는 집시법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차별철폐 도보순례단 개근자들

- 이번 도보순례에 1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개근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유덕상 민주노총 전 수석부위원장, 주봉희 방송사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안병환 타워크레인노조 위원장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봄볕에 얼굴도 많이 탄 것 같더군요.

- 이날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민주노총 결의대회 이후에 극우주의자들의 탄핵찬성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주로 60~70대 할아버지들이 민주노총 결의대회 시작 전부터 곳곳에 모여 자신들의 집회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 어르신이 민주노총 집회를 가리켜 ‘빨갱이들 집회’라고 했다가 경찰에게 제지를 받기도 했죠. 집회 내내 혹시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는데, 다행히 불미스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어르신은 “6.25때 머슴들이 빨간 완장차고 행패 부리던 모습이랑 똑같다”며 나라를 걱정(?)하기도 하더군요.

- 같은 시간 건너편에 있는 교보문고 앞에서는 탄핵무효 집회 준비로 시끌시끌한 상태였죠. 여전히 ‘박일수 열사’가 영안실 냉동실에 안치돼 있고 비정규직은 차별에 고통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탄핵 찬반논란은 공허한 외침처럼 들리기도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이날 집회에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을 이뤄내자”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선거에 들어가게 되면 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이런 발언은 모두 선거법 위반이 되는 거겠죠?

- 최근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를 놓고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각각 조사된 결과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가인권위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용역을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는 151만명인데요, 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것은 61만9,000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노동부는 26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23만4,000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무려 127만6,000명이나 차이가 나는 겁니다.

-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인권위는 정부 부처는 물론 공공기관, 공공서비스업까지 포괄하고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 뿐 아니라 간접고용노동자들까지 그 규모에 포함시킨 반면 노동연구원과 노동부는 공공부문을 공공기관 또는 정부부처 등으로 좁히고 비정규직 역시 직접 고용에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비정규직 규모를 줄여 발표한다고 해서 비정규직 규모가 줄어들지 않는데 말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 금속산업연맹은 지난주 수요일 국회 앞에서 ‘산업공동화 저지 결의대회’를 가진 뒤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쪽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날 한나라당이 당사를 천막으로 옮기겠다고 해 항의서한을 어디로 갖다줄 지 고심했다는 겁니다. 연맹은 천막이 아닌 원래 사용하던 당사에 갖다줬다고 하는군요. 당사에는 직원 한명이 딸랑 남아있었다고 하네요. 민주당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열린우리당은 탄핵정국 혜택을 받고 있는 당답게 북적북적했다고 합니다. 탄핵정국 속에 민생문제는 팽개쳐 놓고 정신없어 하는 3당이 산업공동화 문제에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네요.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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