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영월을 심심산골 오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줄고 있는 것 같다. 동강에서의 래프팅이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동강은 세간에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한강의 근간을 이루는 물줄기이다. 하지만 이 동강이 영월읍에서 서강을 만나서 그제야 한강을 이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영월의 서쪽 수주면, 주천면, 서면 이곳을 통틀어 영월 서3면이라고 부르는데, 깊은 산속 강원도의 영월에서도 가장 깊숙이 들어앉아 있는 곳이다.



하늘로부터 흘러나오는 듯한 계곡들을 가진 수주면 이야기

운학천, 엄둔천, 법흥천, 판운천 등 속세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절경의 계곡을 네 개나 가진 복 받은 땅이 바로 수주면이다. 어느 계곡하나 빼고 말하기 힘든 명소이다.

걸어서 오지 계곡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엄둔천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도천초등학교 엄둔분교까지 다녀오자. 넉넉히 왕복 4~5시간의 작은 오지트레킹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걷는 것보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편이라면 운학천과 법흥천을 둘러보자. 운학천을 따라 가다보면 비포장과 시멘트포장을 번갈아가며 만나게 된다. 최근 도로확장을 위해 공사를 하고 있는데 내년쯤에는 지금까지의 운치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 달리는 내내 운학천의 티 없이 맑은 계류가 심신의 피로를 싹 풀어준다. 운학천을 되짚어 내려왔다면 다시 기암괴석이 요동치는 요선암, 요선정을 거쳐 법흥사로 차를 돌려보자. 사자산, 백덕산, 구봉대산의 명산에 둘러싸인 채 천년을 넘게 부처님의 사리를 간직해온 명산대찰 부럽지 않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가 낮선 여행자에게 큰 마당을 내어줄 것이다.

판운리에 가면 또 다른 수주의 자랑거리 - 달력에도 자주 등장하는 쌍섶다리가 가장 볼만하다. 섶다리란 굵은 나무로 버팀목을 만들고 솔가지를 얹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이 다리의 모습에서 그 옛날 다리위로 지게를 지고 건너가는 우리의 할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여름 장마에 쓰러지면 또다시 가을에 다리를 만드는 과정을 매년 반복한다.

술이 흘러나왔다는 전설을 가진 주천면 이야기

수주가 맑은 계류를 자랑한다면 주천은 그 계곡수를 받아 좀더 큰 강을 이루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들에서 그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 여름이면 계곡 축제, 가을이면 술 축제가 벌어지는 주천강변의 어디서나 다슬기 잡이와 계곡 낚시를 즐길 수 있어 마음을 넉넉하게 해 준다.



또한, 이제는 약수터로 이용되지만 그 옛날 효자의 전설이 서려있는 술샘, 주천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빙허루, 팔작지붕의 ㄷ자집인 강원도문화재자료 제71호 - 김종길 가옥, 군수까지도 무릎을 꿇려 독립만세를 부르게 했던 사건을 기리는 금마리 독립만세상 등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주천하면 뭐니뭐니해도 먹거리가 가장 즐겁다.

하도 많이 먹어서 꼴도 보기 싫다고 지어진 꼴뚜국수부터 산추두부, 묵밥 등 주천엔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것들이 있다. 원주에서 신림을 지나 주천으로 오다 보면 황둔마을을 지나게 된다. 이곳엔 안흥찐빵보다 맛나다는 찐빵과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난 만두를 맛볼 수 있다.

덤으로 벚꽃이 피는 시기를 맞춰 간다면 더 멋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주천의 벚꽃 길은 주천면에서 불정사에 이르는 2.5km의 도로가 가장 좋다. 올해 벚꽃개화 시기가 중부지방은 4월 초부터라고 하니 식목일 연휴 정도면 꽃길을 걸을 수 있을 듯 하다.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 서강을 이루는 곳, 서면 이야기

서면엔 참 재미난 것들이 많다. 옹정리에 잇는 옹정소공원은 유럽의 고성형태와 우리나라 고유의 탑 형태를 동글동글한 강돌 수천 개로 쌓았으며, 장승과 풍차 등으로 아담하게 꾸며놓은 공원으로 서강의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옹정리의 또 다른 볼거리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은 맑고 청명한 서강의 물줄기가 우리 땅을 그대로 복원하듯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 땅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으로 서강변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광전리의 영월 책박물관은 책문화에 관한 자료를 발굴·수집·보관·전시·연구함으로써,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소중함을 일깨워 국민정신문화의 산 교육장으로 만들고자 설립한 곳으로 앞으로 영월책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광전리 골말 일대를 책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는 제1전시관 - 아름다운책, 제2전시관 - 어린이책, 제3전시관 - 개화기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관란정, 당마루 등 볼거리, 놀거리가 너무나 많아 다 소개하지 못함이 아쉽지만 위에 소개한 곳만 하여도 꼬박 이틀은 돌아봐야 한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입맛에 맞는 곳을 골라 돌아보기 바란다.

참고 싸이트
영월군 : http://gun.yeongwol.gangwon.kr/
주천면 : http://wine.invil.org/
서 면 : http://sm.yw.go.kr
책 박물관 : http://www.bookmus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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