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없이 ‘잘나가는 기업’들은 사용자의 열린 경영과 노동자의 참여경영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노동부가 ‘신노사문화 대상 우수기업’으로 뽑은 기업 가운데 경영 실적이 우수한 유한양행, 삼성에스디아이, 한국후지제록스, 디에이치엘코리아 등 4개 업체를 연구해 ‘노사 협력적 인적자원 개발 사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 기업은 기업문화와 경영방식은 다르지만 노사 관계를 대립이 아닌 협력 관계로 보고 노사가 경영과 인사에 동참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사용자도 지위만 다를 뿐 월급을 받는 노동자로 일한다는 뜻으로 노사 관계를 ‘노노 관계’로 부르고 있다. 이런 노사 문화를 바탕으로 회사는 신규 사업계획과 매분기 실적 보고 등 기업 경영 정보를 사내보 등을 통해 노동자와 공유하고 있다. 노동자 대표는 주총에 참여해 경영 전반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국후지제록스는 다달이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를 노조와 모든 사원이 볼 수 있도록 회사 게시판에 올려놓고, 경영전략 회의 때에는 노동자 대표가 참가해 의견을 내고 있다. 노사는 또 3개월마다 노사 협의 장면이나 재무제표 등을 담은 비디오를 보면서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돌이켜보는 방식으로 노사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디에이치엘코리아는 주 단위로 임원회의를 열어 회의록을 각 부서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공식 노조가 없는 삼성에스디아이도 1년에 2∼3차례 모든 직원이 참가하는 경영성과 보고 모임을 열고 있다.

조은상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노사 협력의 기초는 신뢰 형성이며 이를 위해 사용자들은 경영 정보를 제공하고 노동자들은 적극적 경영 참여를 통해 노사가 함께 기업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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