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이 4.15 총선에 미칠 ‘후폭풍’에 민주노동당 전략지역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대표적 지역전략구로 꼽히는 창원을(권영길 후보), 울산북구(조승수 후보), 성남중원(정형주 후보) 지구당의 고민들을 들어봤다.

▲ 창원을 = 당 대표가 출마하는 만큼 민주노동당의 집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탄핵가결에 대한 지역민심은 일단 한나라당에 그다지 호의적인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선대본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은 노 대통령이 잘 한 것도 없지만 한나라당이 너무 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권 후보 지지층이 열린우리당과의 지지층인 젊은층과 개혁성향 유권자들과 겹친다는 측면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양강구도를 보여 왔다. 탄핵 이전엔 권 대표가 31% 지지로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16%)보다 2배가량 앞선 것으로 조사(3월9일 마산 MBC)됐지만, 탄핵 이후의 영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존 전략대로 한나라당과의 양강구도를 유지하고 부패한 보수정치를 대신할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알려내면서 열린우리당의 지지표 결집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현재 대중들의 정서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며 “민생외면, 보수심판, 정쟁국회심판 등의 전략으로 한나라당과 전선을 그으며 대중투쟁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울산북구 = 이곳 역시 지역 주민들의 일반 정서는 “대통령이 불쌍하다”로 모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탄핵정국이 민주노동당 후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지역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지역기반이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후보의 유불리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11일 정동영 의원이 당 의장이 된 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거품이 빠진 후 다시 조 후보와 박빙 구도를 형성한 바 있기 때문이다.

선대본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탄핵정국의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처럼 보수층 지지표가 결집될 수도 있다”며 “지금 전략이라면 한나라당이 일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 노조 등 현장동력을 결집시키고 ‘새 정치’에 대한 차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한편 울산북구는 민주노동당 출신 이상범 북구청장의 쓰레기소각장 추진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불거지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선대본은 “주민들 동의 없이 (소각장 설치를) 강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주민들과 대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 성남중원 = 선대본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분위기는 극도의 정치불신,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며 “젊은층의 열린우리당 흡수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후보가 인기는 없는 상태이지만, 밀어주기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성남중원지구당은 아직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민주당 조성준 의원의 기반이 탄탄한 편이었고 조 의원이 탄핵안 투표에도 참가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때문에 성남중원지구당은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2강구도 형성도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대다수 재빨리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 수구보수세력 심판을 중심으로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성남중원은 3만5,000명(35%)이상 지지를 받으면 당선권 안이라고 보는데, 현재 정형주 후보가 1만5,000명의 후원회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앞으로 3만명 후원회원 확보를 목표로, 선거운동원, 자원봉사자, 지역주민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끈끈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윤정 기자(yon@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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