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은 4.15 총선 정국을 ‘안개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특히 원내진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진보정당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 보인다. 현재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40%대까지 급상승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의 탄핵무효 촉구 비상시국회의, 대규모 촛불집회 등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노 대통령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동당의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이른바 ‘정몽준 효과’로 개혁적 성향의 표가 이탈했던 악몽이 이번에도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실제 탄핵 이후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율도 약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당지지율 하락은 평균 1~2% 정도로 생각보다 낙폭이 크지 않으며, ‘탄핵충격의 거품’이 빠지면 회복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후 보수정치권에서 의도하는 ‘친노 대 반노’, ‘개혁 대 반개혁’, ‘탄핵 찬반’의 구도로 4.15 총선 구도가 짜여지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이번 탄핵정국을 ‘보수정당과 부패와 보수, 기득권 야합의 정치행태’ 심판에 맞춰 최대한 ‘친노 대 반노’ 구도를 경계하고, 민주노총, 전농, 민중연대 등 민중진영과 함께 주도권을 잡고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녹색사민당의 경우는 당초 탄핵정국의 폭풍권에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한국노총과 당 게시판을 통해 지난 12일 “노 대통령 탄핵은 사필귀정”이라는 성명을 비난하고, 심지어 탈당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녹색사민당은 이와 관련, “그동안 당은 노 정부 실정, 부패, 무능에 대해 탄핵을 요구해왔으나 야당을 옹호한 적은 없다”며 “16대 국회의원들도 총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합원과 당원들의 오해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당의 입장을 설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민주의와 녹색주의에 기반한 진보정당으로서 차별성도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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