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점심시간인 오후 12시30분께 울산 현대중공업 노동자 유아무개(55, 대조립부 가공과)씨가 조립공장 내에 있는 3미터 높이의 이동용 사다리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유씨는 메모 형식으로 남긴 글에서 동료들과 관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유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휴직 상태였고 최근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산재요양신청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산재와 관련한 심적 고통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관계자는 “근로복지공단에 확인했으나 87, 95년 기록 외에 최근 산재기록이 없는 것을 볼 때 공상처리를 했던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재요양 신청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사원관리를 담당하는 회사 관계자가 유씨의 휴직이유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가 “유씨가 동료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며 회사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볼 때, 유씨의 휴직사유가 단순히 개인사유였다면 발표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특히 근무가 이뤄지는 평일 낮 시간 대에 공장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회사 책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쪽 관계자는 “책임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회사 이미지 훼손 등을 감안하면 회사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중공업노조 관계자는 9일 오후 “현재 조사 중에 있으며, 조사결과 회사 책임이 있을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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