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 외국인여성노동자상담소(회장 김윤옥, 상담소)는 연예인비자(E-6비자)로 입국한 필리핀 여성노동자가 임신으로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렵게 되자, 중절수술을 강요하며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에이전시 사장을 고소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필리핀인 신디(27세)씨는 지난 98년 연예인비자로 입국해 유흥업소 가수로 일해오던 중 임신을 해 일을 그만두려 했으나, 연예인비자 취업을 전담하는 에이전시인 유니버셜 프로모션측은 계약위약금 2백만원을 물든가 중절수술을 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신디씨는 현재 임신 7개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의 정귀순 대표는 "관리, 감독, 보호 조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연예인비자 발급은 대책없이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인노동자 대책 논의 과정에서 연예인비자 여성 노동자 문제는 거론되지도 않는 등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소측이 고소장을 접수한 당일, 유니버셜 고모 사장과 일부 직원들은 국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소는 신디씨의 고소건과 아울러 유니버셜측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을 노동부에 제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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