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후퇴와 거듭된 보수화 행보로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사회의 잃어버린 1년이다.”
민주노동당과 녹색사민당은 노무현 정부의 지난 1년에 대해 이처럼 박한 점수를 주었다.
민주노동당은 24일 논평을 내어 “노무현 정부 출범 1년은 검찰 등 권력기관의 독립 추진, 권위주의 탈피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개혁후퇴와 보수화 행보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종미주의 외교, 노동자·농민의 희생을 강요한 정책, 선거 당시 공약이었던 사회복지 확대, 재벌개혁, 분배구조 개선 등의 약속 미이행을 들었다. 민주노동당은 “한-칠레 FTA 강행처리로 농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저임금과 차별에 시달려온 노동자의 저항과 자살은 끊이지 않는다”며 “반면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검토, 새만금 개발이나 핵폐기장 강행 등 환경문제에서도 보수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이런 결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0% 이하로 추락하고 사회전반적으로 부정과 불신의 분위기가 팽배하게 됐다”며 “사회전반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고 평등사회와 자주국가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사민당도 논평을 통해 “지난 1년간 가계 빚은 400조원을 넘어섰고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는 각각 100만명, 4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국민은 고통 속에 신음해왔다”며 “대책 없는 경제파탄 속에서 흉악범죄가 급증하고 독선과 대립, 갈등이 한국사회의 작동원리로 정착하는 등 사회갈등은 점증했다”고 혹평했다.
녹색사민당은 이어 “노무현 정권은 정쟁과 갈등 양산, 개혁 이미지 사기극에 쏟는 열정의 절반만큼이라도 경제안정과 사회통합에 투여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보이는 굴욕적인 자세의 절반만큼이라도 국민을 두려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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