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오 한진관광노조 사무국장
leeheeo@kaltour.com

겨울이다. 겨울엔 늘 바다를 찾게 되는 것이 여행 다니는 사람들의 습성인가 보다. 찬바람이 불고 바다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 그만큼 내게 할애되는 공간이 넓어지기에 겨울바다가 나는 좋다. 한번 걸음을 내디딘 김에 얼음 낀 아주 조용한 계곡가 멋진 펜션에서 하루쯤 잠을 자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만들어 줄 것이다.



강릉과 양양 남북으로 길게 굽이쳐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 최상류, 어성천 청정수계를 따라가면, 오대산 북쪽의 법수치 계곡을 만난다.
아직도 포장도로 하나 변변치 못해 자가용이 없으면 양양 읍내 나가기가 쉽지 않은 동네이다.
양양군지에 따르면 계곡물이 마치 불가의 법수처럼 이곳에서 뿜어져 나와 남대천 본줄기의 시초가 됐다고 해서 법수치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이제는 문화재로 지정된 곳에 가야 볼 수 있는 화전민 가옥인 굴피집이 70년대 까지만 해도 이곳엔 흔한 정경이었다 한다.

이곳에서 발원한 물은 남대천을 이루고 양양에서 동해바다로 유입된다. 남대천은 우리에게 알래스카, 베링해까지의 긴 여정 끝에 다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 산란의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을이면 연어잡이 축제 등 자연과 벗 삼을 수 있는 축제도 열린다. 남대천을 따라 법수치로 가다보면 보(작은 물막이 댐)를 넘어 상류로 연어가 뛰어올라 갈 수 있게 만든 생태 통로들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곳도 몇 해 전부터 더디지만 개발이 시작되고 하나 둘 펜션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개발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세상의 변화를 막기는 쉽지 않은 것. 가족과 함께, 그래도 아직은 조용한 오지의 마을이라 불릴만한 양양의 법수치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법수치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일단은 양양을 가야 하는데 1. 서울(6번국도 양평경유) - 홍천(56번국도) - 양양(이 경우 양양으로 진입 후 군청 4거리 앞 우회전하여 남대천 구 다리(양양교) 건너 우회전 - 어성전 방향 - 어성전 삼거리(농협)로 가거나, 2.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에서 내려 7번국도 속초방면(현남 톨게이트 - 속초방향 좌회전 7번국도 - 하조대 사거리에서 어성전 방향으로 좌회전 - 어성전 삼거리(농협)에 도착하면 우선 동네 사람들에게 법수치 가는 길을 물어보자. 한두 번 다녀 본 사람들도 간혹 길을 못 찾는 경우가 있다. 눈이 오는 날이라면 안전하게 고속도로를 이용하자.

법수치에 도착하면 우선 여장을 풀고 계곡으로 내려가 보자. 여름이라면, 특이하게도 노란색 계곡물이 흐르는 법수치의 계곡이 얼어붙어 하얗게 빛나고 있고, 그 계곡에서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자연 속에서의 하룻밤을 지새웠다면 동해의 바닷가로 나가보자 어성전 마을로 되돌아가면 4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양양, 우회전 하면 하조대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길을 돌려 한참을 달려 7번 국도를 가로질러 마을을 지나 하조대로 향한다.

하조대에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등대전망대와 바위 절벽 사이에 자리한 고즈넉한 카페를 만나게 된다. 등대에서 눈이 시리게 푸르른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찬바람을 맞았다면 카페에서는 몸을 녹이며 삶을 돌이켜 보자.
절벽사이에 자리한 이 카페에서는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마루가 깔려있는 마당에서 팻치카의 열기를 감싸 안고 차 한 잔, 동동주 한 사발을 들이킬 수 있다. 밀물시간대에 맞춰 갔다면 난간아래 바위틈으로 밀려들어오는 파도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홍천으로 들어오는 길을 택했다면 홍천에서 양평 방향으로 가다보면 양덕원 못 미쳐 온 동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기 굽는 냄새로 진동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곳이 홍천 숯불구이(양념삼겹살)의 본고장이다. 맛난 돼지고기와 양질의 참숯이 만들어내는 그 맛은… 먹어봐야만 알 수 있다. 입가심으로 먹는 시원한 동치미 국수도 일품이다.

멋진 계곡과 바다 그리고 맛난 먹거리가 있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다음 한 주를 즐겁게 시작하게 해 줄 것이다.

1. 대중교통
양양 - 법수치 : 시내버스가 가는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만약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 (펜션에 따라 양양/하조대/어성전까지 차량을 제공한다.)

2. 법수치의 숙박(펜션)
1) 흐르는 강물처럼 http://www.riverruns.net 033-673-0941~2
2) 양양 파인힐 펜션 http://www.pinehillpension.com 017-220-5516
3) 꿈꾸는 숲 http://www.dreamwoodpension.com 033-673-3185
4) 산장러브스토리 http://www.sjlovestory.com 033-673-7737

** 법수치의 펜션을 예약하지 못했거나 좀더 저렴한 숙박 시설을 구한다면 양양의 낙산 해수욕장으로 가보자 그 곳은 호텔, 콘도, 여관, 민박 등 숙박시설이 널려 있다. 예약 없이도 충분히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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