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후보(54)는 “노동자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2006년 전 산업과 민중세력이 함께하는 위력적인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현 지도부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출마를 결심했다며 그동안 현장정서를 무시한 사
업진행 방식을 비판하며, ‘준비된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노무현 정부를 평가한다면.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양쪽 선본이 차이가 없을 듯 하다. 노동정책을 중심으로 본다면 보수적, 반개혁적 성격이 짙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혼란과 고통만 주고 있다.
집권 초기에는 이전 정부보다는 좀 낫지 않겠냐는 기대를 주기도 했지만 다 무너져 버려서 암울하고 답답한 상황이다.
초기에는 노동정책에 대해 다소 여유를 보이기도 했으나 집요한 자본의 역공과 이를 비호하는 조중동 보수언론의 공격으로 인해 약한 고리였던 노동정책이 가장 먼저 우경화하고 반개혁적으로 변했다.”

- 노사정위원회를 포함한 노-정 교섭틀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노사정위 가입을 놓고 노사정위 문제에 접근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투쟁과 함께 교섭도 중요하다고 본다. 투쟁과 교섭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며 교섭투쟁을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투쟁을 하기 위해서 지
금보다 상대적으로 교섭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산별중심 교섭과 사회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노정교섭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노사정위를 고치든, 새롭게 만들든 해야 한다. 현재 노사정위에 그대로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노사정위는 IMF 시절 구조조정을 잘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노사정 협의기구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원하는 방향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 새로운 교섭틀 적극 제안할 것

- 어떻게 새로운 노-정 교섭틀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1번 선본이 주장하는 것처럼 투쟁을 한다고 정부가 대화하자고 나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노사정위 틀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그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다.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회피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설득하고 판단을 구할 생각이다.”

- 2번 선본쪽과 가까웠던 인물 가운데 현 정부에 진출한 인물이 많다며 비판도 제기된다.
내년 총선 등 정치방침에 대한 입장은.
“그런 예로 드는 것이 김영대씨 등인데, 그런 분들과 연맹 위원장들 간에 인간적 관계까지 부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또 그들이 핵심적 활동을 하다가 진출한 것으로 보는 것도 잘못됐다. 보수정치가 전혀 희망을 주지 못하고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중심의 정치방침을 확고히 하고 의회진출을 비롯해 민주노동당을 강화하는데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 민주노동당 당원인지.
“공무원 신분이어서 당원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때 권영길 대표를 수행하면서 찬조연설도 하고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 그동안 민주노총 활동을 평가한다면.
“현장 조합원, 노조간부, 민중들이 의미는 다를지 몰라도 우려의 시선 속에 민주노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 집행부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보수언론이나 정권과 자본의 극심한 탄압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책임은 민주노총, 즉 우리 운동 내부에도 있다.
조합원과 현장의 정서, 조건을 무시한 총파업 남발 등 무리한 사업 설정이 계속되다보니 현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 지도력 상실이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전반적 사업기조가 대안을 제시하고 확보할 수 있는 투쟁이 아니라, 지나치게 수세적이었다.”

- 그렇다면 총파업이 결정될 당시에 왜 그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나.
“대공장이나 금속사업장 중심으로 무리하게 총파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쪽이 있는 데 이를 막기는 어려웠던 분위기도 조성돼 있었다.
회의나 의사결정 자체가 비민주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 쪽에 대해 투쟁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병원 파업, 택시 투쟁, 전교조 조퇴 투쟁 등 사업장 특성상 우리가
금속사업장처럼 할 수는 없지만 애를 쓰고 최선을 다했다. 대공장은 가능하겠지만 며칠 만에 파업을 조직하라는 지침은 불가능한 것이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지도부의 책임인데, 그것을 하부조직에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모든 성과는 조합원에게, 모든 책임은 지도부가 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이 불신을 키운 것이다.”

- 본인이 사무총장을 할 때는 달랐다고 보는지.
“철저하게 조직 내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했다. 원칙을 중시하면서 관철시키려고 했던 부분이 예를 들어, 시간 지키기나 조합비 내는 것이었다.
당시 맹비 납부율이 형편없었는데 80~90%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맹비 납부율이 60%대라고 하는데 이것 자체가 조직운영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집행책임자였던 사무총장으로서 당시 활동에 부끄러움이 없다.”

* 조율하고 책임지는 조직구도 가능

- 노동운동전략연구회(노연)와 전국회의간 선거연합의 의미는.
“노연과 전국회의는 여러 차례 정책토론회를 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 정책을 조율하고 합의하면서 지향하는 정책이 같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거연합이 가능했다.
노연 쪽은 소규모 산별을 비롯해 전 산업을 포괄하는 연맹의 결합체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점인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재편되는 산업과 고용정책, 노동현실 등을 볼 때 다양한 역량이 합쳐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연은 또한 연맹 위원장 등 상층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전국회의는 현장조직으로 현장 노동자 정서를 파악하면서 활동해온 조직이다.
따라서 우리는 전체를 포괄하면서 현장정서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조화로운 활동과 책임질 수 있는 조직구도를 만들 수 있다.”

- 출마하시는 이유는.
“전교조 위원장을 끝으로 현장에 복귀하면서 나이도 있고 해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었다. 아이들 가르치면서 정년을 맞는 게 모든 교사들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같이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로부터 받은 ‘다같이 책임 있게 나서보자’는 제안을 더이상 거부하기 힘들었다. 이번에 선거를 같이 준비한 사람들은 민주노총의 현 집행부 문제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상징적으로 노동운동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20년 이상 노동운동에 열정을 쏟은 이분들이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을 살려놓고 물러나자는 제안에 ‘그런 것이 운동이다’고 생각하면서 기꺼이 나서게 됐다.
제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일하는 편이다. 조직 내 민주주의를 신장시키고 인간미 풍기는 조직을 만들 것이다. 이념에 따라 사람을 가르지 않는다.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을 존중하면서 책임을 지는 사업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 당선된다면 앞으로 3년 동안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은.
“새로 집행부를 맡게 되면 책임 있게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이 싸움은 이 정도의 규모로 대응하자고 설득할 것이다. 그리고 2006년 준비된 투쟁, 위력 있는 총파업을 벌일 것이다.
2007년은 복수노조 도입,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이 시작되는 해이고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는 정치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해이다.
또한 현재 걸려있는 로드맵,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 사회전반적 의제에 대해 꾸준히 싸워가면서 조직화 과정을 통해 2006년 총파업을 준비할 것이다.
계급성에서 오는 노동자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제대로 된 투쟁과 제대로 된 교섭을 해야 한다.
전 산업이 함께하는 위력적인 총파업, 민중세력이 함께하는 총력투쟁, 총파업을 임기 중에 실현시키겠다. 노동자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확신을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 이수호 후보는 89년 전교조 결성 당시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한 것과 관련해 해직, 구속된 바 있다. 이어 ‘민자당 1당 독재 분쇄와 민중생존권 쟁취 국민연합’ 집행위원장과 ‘민주주의 민족통일 서울연합’ 의장을 역임하는 등의 민중연대 활동을 펼쳤다. 전교조가 합법화된 뒤에는 97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99년 민주노총 사무총장, 2000년 전교조 위원
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전교조 집단연가 투쟁과 관련해 직위 해제된 상태이며, 현재 전교조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