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료 부담률을 둘러싼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슈퍼마켓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번 파업은 노동자들의 의료보험 부담률을 높이려는 사용자들의 시도에 반발해 지난 12일부터 시작됐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업체 3곳, 859개 매장에서 7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더욱이 파업이 열흘을 넘으면서 사용자들의 직장폐쇄가 이어지고 있으며 노사간 협상도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파업이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번 파업이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미저리,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켄터키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공적 의료보험체계가 미흡한 미국에서 사적 의료보험료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간에 부담률 조정에 대한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의료보험료는 지난해 14%가 상승했으며 올해 다시 15%나 상승하면서 노동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주 피켓 시위에 참여한 미국노총(AFL-CIO) 존 스위니 위원장은 “올해 발생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투쟁이 의료보험료 상승과 이를 노동자들에게만 전가시키려는 사용자들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식품상업노련(UFCW)는 ‘기업의 탐욕 대 생존권의 대결’로 이번 파업의 성격을 정의했다.
UFCW는 “슈퍼마켓 체인들의 수익이 지난 98년 이후 91%나 증가했으며 이들의 의료보험 부담률도 미국 전체 평균보다 낮은 상태”라며 “기업들의 탐욕이 이번 투쟁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UFCW는 또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뿐 아니라 다음 세대 노동자들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이번 투쟁에서 사용자가 승리한다는 것은 캘리포니아 지역 모든 노동자가 패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8년 동안 근무했다는 글렌 로드리세스는 “그들이 우리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것”이라며 “내 가족들의 건강권을 위해 절대 그렇게 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UDCW의 캘리포니아 7개 지역지부 소속 7만명의 조합원들은 지난 8일, 조합원 97%가 참가한 투표에서 85%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고, 1978년 이후 식료품 노동자들의 첫 파업이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