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입법등을 둘러싸고 강성노동계는 오는 23.24일 총파업을 통한 하투(여름 임단협 투쟁)장기전에 돌입할 태세이지만 산업 현장에선 "파업은 이제 그만"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21일 현재 전국적으로 진행중인 노사분규는 1백28건으로 작년의 같은 기간의 70건에 비해 45%나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정부의 주5일 근무제 조기 입법을 저지하기위해 전국적인 총파업을 선언했고 민노총 산하 현대자동차 등 강성노조들은 이번 주에 총력투쟁대회를 강행하는 등 투쟁강도를 높여가고있다.

이같은 강성 노조 지도부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현대자동차등의 현장 근로자들은 장기분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일터를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차 생산라인 현장은 물론 사내 홈페이지에도 "명분없는 파업은 이제 그만하자"고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현대차의 파업생산손실이 이미 1조여원에 육박해 이대로 가다가는 울산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울산시와 각계 시민들도 조기타결을 전면에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 현장 조직의 하나인 한길투쟁위원회(한길투)는 21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노사가 대립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동반자로서 공생의 길로 나아가야한다"면서 "더 이상 명분 없는 싸움은 국가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현자실천노동자회등 여러 현장조직의 홈페이지에도 민노총에 동조하는 집행부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있다.

조합원 김일배씨는 동지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대기업보다 못한 근로조건아래서 일하는 중소하청근로자들을 생각해서라도 명분없이 상급단체에 따라가는 파업은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부산공장의 한 근로자도 "민노총이 주5일 근무제 관철을 위해 왜 총파업이라는 극한 투쟁을 해야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파업으로 인한 급여손실을 생각하면 일손이 잡히지않는다"고 말했다.

조동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 울산지부 신진규의장(에스 오일 노조위원장)은 "아무리 경영형편이 좋더라도 잦은 파업으로 공장 라인을 멈추는 것은 회사를 고사시키는 행위"라며 "특히 대기업 노조는 장기분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납품업체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소와 자동차 기계설비를 생산하는 울산 영풍기계 최경식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는 "강성노동계가 걸핏하면 전국 총파업을 하는 바람에 올 여름에는 제대로 납품해 날이 손꼽을 정도"라면서 "민노총 간부등은 현장 현실을 좀더 살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탄력적 노사관계가 절실한데도 대개업 노사는 여전히 경직된 자세를 견지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물론 지역기업인까지 중국으로 내쫓고 있다"며 양보와 타협을 요구했다.


입력시간 07/21 17:27 울산=하인식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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