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융위기 이후 팀제와 직급파괴의 급속한 진행, 연봉제 도입이 대폭 늘어나는 등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조직·직급·고용·보상 등 전반적인 인적자원관리에서 급속히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5일 '기업내부노동시장의 변화' 연구보고서(담당 김동배 연구위원)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노동연구원, 노동부가 실시해온 각종 기업체 실태조사 및 노동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2,000개 사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기업의 인적자원관리 변화를 포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현재 팀제를 도입하고 있는 사업체는 44.8%에 이르는 가운데 도입시기가 금융위기 이전이 31.4%인데 반해 금융위기 이후 68.6%에 이르러 금융위기 이후 2배 가량 증가했다. 또 연봉제와 성과배분제의 경우 지난해 1월 현재 조사대상 4,998개 중 1,612개(32.3%)로, 무려 88.6%가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율 역시 금융위기 이후 채용했다는 응답이 13.6%, 금융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14.3%로 이를 합치면 27.9%가 금융위기 이후 비정규직 활용을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또 노동연구원의 지난해 상장회사 대상 조사에 의하면, 금융위기 이후 고용조정을 실시했다는 기업은 6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고용조정률은 98∼2000년 각각 26.6%, 9.0%, 3.2%로 나타났는데, 이는 IMF 직격탄을 맞은 98년의 경우 10명에 3명꼴로 고용조정이 실시됐다는 셈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이같은 인적자원관리의 유연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적자원관리 패러다임 변화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연구원은 "지금은 우리나라 체질에 맞는 한국형 인적자원관리를 모색해야 할 시기"라며 "팀제와 직급간소화는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와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점, 사람중심의 인사관리 구조, 비정규직의 사회문제화 등을 고려한 유연성 제고를 위한 기업의 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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