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국내 처음으로 다음달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신보의 임금피크제 방안은 재경부와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어서, 앞으로 다른 정부산하 공기업들과 금융기관들로 확산될 전망이다.

임금피크(커브)제는 정년까지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일정 나이가 되면 생산성을 감안해 임금 수준을 낮추는 제도다. 신보는 만 58살 정년을 유지하되, 만 55살부터 3년 동안은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때(54살) 급여의 75%, 55%, 35%로 순차적으로 낮춰 지급하기로 했다.

또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 직원은 별정직으로 전환해, 업무강도가 약한 채권추심, 소액소송, 경영컨설팅 등을 맡길 계획이다. 신보쪽은 “조기퇴직 우려에 따른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추진했으며 노조와 1년 동안 협의 끝에 합의를 이뤄냈다”며 “재경부와도 사전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신보는 당장 올해 48년생 10명이 피크제 대상이며, 이후 49년생 17명, 50년생 29명, 51년생 13명, 52년생 42명 등이 대기 중이어서, 연 평균 40여명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영식 이사장은 “노조와 협의시 가장 큰 쟁점이 임금 수준이었다”면서 “55살 이후 3년간 평균임금을 같은 연배의 공무원 임금과 비슷하게 맞추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는 고용안정과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안으로서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새정부 추진과제의 하나로 설정했고,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노조와 도입방안에 관한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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