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지적이 여러 곳에서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9년말 기준으로 미국 전체 기술 분야 종사자들 가운데 여성이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86년에 기록한 4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86년에 비해 신경제로 대표되는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오히려 여성들의 일자리는 줄어든 셈이다. 인력고용 조사기관인 스펜서 스튜어트의 통계도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한다. 신경제 기업의 이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은 전체 3%에 머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처럼 신생기업들의 주요 요직은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신경제의 주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높은 생활비용, 가사일에 신경 쓸 틈이 없을 정도의 과다한 업무량, 남성 위주의 기업 문화 등을 꼽고 있다.

최첨단 기술업체들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의 경우 불과 하루 몇 시간 아이를 돌보는 유모의 연봉이 무려 3만5000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직장을 갖는 것보다 가사일에 충실하는 것이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구경제로 대표되는 기업들은 여성들의 시간제 노동을 권유하는 등 여성들이 가사일을 돌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신생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신생 통신회사인 `죤 테크놀로지스'의 지네트 시몬스 설립자는 "우리는 회사에 100%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신생 기업 문화가 주로 남성 위주라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언론은 그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밤늦게까지 일하고 업무가 많을 경우 회사에서 밤을 새는 등의 모습을 성공 벤처 기업가의 모습으로 미화시켰다. 즉, 여성들이 따라가기 힘든 신경제 기업의 특유한 인재상을 언론이 탄생시켰다는 지적이다.

여성들이 이러한 난관을 뚫고 기업 이사회에 진출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이사회의 문화가 오히려 더욱 더 남성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사회에 진출에 성공한 한 여성은 회사가 골프대회 공고를 오직 남성 화장실에만 게시해 놓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경제 기업의 이사회에 진출해 있는 여성들은 각자 나름대로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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