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화물노동자들이 단결한 첫 투쟁이었기에 자부심이 컸습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동부지회 조합원 전주남(41)씨는 지난 15일간의 파업투쟁을 이렇게 기억했다. 전씨는 지난 4월30일 노동절 전날 서울에 상경하면서 5월15일 노정합의가 될 때까지 운행을 멈추었다.


화물연대 차량 출입도 막고 구내 식당에서 밥도 못 먹게 하던 삼성전자측의 태도가 바뀐 것을 보고 파업투쟁의 성과가 실감났다는 전씨. 그러나 첫 파업의 자긍심도 잠시, 난항을 겪고 있는 노정합의 이행, 산별중앙교섭 소식과 부산지부 지회장 3명이 구속됐다는 소식에 전씨의 마음은 무거웠다.

"우리는 오랫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오랜 푸대접 끝에 나온 요구를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사태가 커진 것인데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씨는 "동료들은 다시 파업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정부는 다시 파업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전씨가 화물연대 출범과 함께 동시에 가입한 이유는 화물연대가 노조의 깃발을 들고 있었기 때문. 기존의 차주연합단체는 각종 이권사업에만 몰두하고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한 전씨는 "만약 화물연대가 다른 차주연합단체와 운명을 같이 한다고 느낄 경우엔 주저 없이 탈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리 차주라 하더라도 화주업체나 운수업체에 매여있기 때문에 특수고용노동자라고 부르는 것 아니냐"며 노동자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보름의 파업기간 동안 전씨 가족의 생계비는 고스란히 카드빚으로 돌아 왔다. 전씨는 그러나 "파업기간 동안 경제적 어려움보다 괴로웠던 것은 언론사들의 왜곡보도였다"며 공정보도를 간곡히 당부했다.

김학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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