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힘이 강할수록 비정규직 활용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5일 오후 여의도 노동연구원 회의실에서 개최한 '제1회 사업체패널 학술대회'에서 연구주제 '노동조합과 비정규직의 활용'을 담당한 경희대 박우성 교수(국제·경영대학)는 2,417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분석결과 노조조직률이 높을수록 비정규직 활용이 감소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노동조합의 힘이 강할수록 비정규직의 활용이 억제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노조가 비정규직 보호 노력을 기울이는 사업체에서 비정규직의 활용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비정규직의 지나친 확산이나 남용을 방지하는 데 노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결국 근로조건이나 노사관계의 이슈들을 규율하는 일차적인 역할임이 확인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 교수는 "노조가 있는 36.3%의 사업체에서 비정규직의 노조가입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규약을 갖고 있고, 38.9%의 사업체에서 한번도 단협에서 비정규직의 이해를 대변하는 논의가 없었다는 점은 양대노총 수준에서 중요한 정책과제로 간주되는 비정규직의 보호와 조직화가 아직 상당한 장애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노조의 내부적 혁신 및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사관계 분위기, 노조의 태도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는데는 실패했다"고 말해 아직은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활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처음으로 사업체패널 조사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으며, 이날 토론회에선 △비정규근로와 고용조정(제1주제) △인사관리 및 노사관계(제2주제)를 주제를 4개 세션(회의)로 나눠 모두 12개 세부주제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윤정 기자(yon@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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