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산별교섭 구조가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월말 금융노조와의 산별교섭을 위해 구성된 은행연합회 노사협력팀 공성길(48) 팀장은 올해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은행연합회 노사협력팀은 꾸준히 노조측에서 산별교섭을 위한 사용자단체 구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은행연합회 회원사들도 산별교섭이 교섭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연합회측에 요구하면서 출범하게 됐다.

대부분 업종에서 산별교섭이 노조측의 일방적 요구에 그치고 있는 데 비해 금융권에서는 산별교섭의 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은행연합회 노사협력팀의 구성은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받을만 했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회원사 은행을 대상으로 교섭·체결권 위임을 받고 있으며 이번 주안에 위임 절차를 마친다. 금융노조도 지난 10일 임단협 요구안을 마련한 데 이어 중앙위원회 결의를 거쳐 요구안을 사용자측에 전달하면서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인 산별교섭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성길 노사협력팀장은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되는 산별교섭의 실무책임을 맡으면서 심적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공동교섭을 보면 막대한 인적, 물적 비용이 들어갑니다. 수십명의 은행장들과 노조 대표자들이 교섭에 참석하고서도 몇시간씩 말 한마디하지 않은 채 교섭을 마치기도 합니다. 너무나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드는 거죠."

그렇다면 효율적인 산별교섭을 위해 노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노사 모두가 은행연합회에 신뢰와 권한을 줘야 합니다. 회원사 은행은 실질적인 교섭과 체결권을 위임하고 노조측도 협상파트너로서 은행연합회를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노사 모두 도와주지 않는다면 산별교섭 실험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성길 팀장은 81년 은행연합회에 입사, 지난 91년부터 93년까지 은행연합회노조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현장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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