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념 재경부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새 경제팀의 정책을 암시하는 몇 가지 독특한 비유를 내놓으면서 향후 정부의 개혁정책이 한층 `부드러워질'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로 인한 정부의 `개혁의지 퇴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 장관은 22일 방송기자클럽초청 조찬 강연에서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과 강도를 `응원단'과 `바늘'에 비유해 설명했다.

`응원단론'은 현대문제 등 기업개혁과 관련돼 나왔다. 그는 "기업의 부실은 채권은행단과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고 채권은행단은 금감원의 감독을 받으면 되므로 재경부는 최종적인 조정을 하고 뒤에서 이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응원단장'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년 반 동안은 기업·금융 등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개혁됐지만 이제부터는 타율보다는 내부로부터의 자율에 의해 자체혁신과 개혁(self innovation & reengineering)을 해야 한다"고 몇차례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개별기업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동시에 정부는 압력을 가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늘론'은 진 장관이 상대적으로 참신성과 개혁성이 부족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한 반론을 하면서 나왔다. 진 장관은 "내가 고등학교 때 싸움을 좀 했다"고 조크를 던진 후, "도끼를 들고 다니면 뭐하나. 바늘을 들고 오더라도 상대방을 찌르려는 의지가 있어야지"라고 비유했다.

재경부측은 진 장관의 말들에 대해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티를 내지않더라도 진지한 개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지만 외부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진 장관의 언급은 기업과 금융 등을 포함한 시장에 개혁강도가 누그러지거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왜곡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며 "앞으로 지속될 개혁에 치명적인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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