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을 사무실의 책상앞에서 '때우는' 풍속도가 늘고있다. 업무에 쫓겨서,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느라 혹은 다른 일을 보기 위해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업무를 보던 책상에 앉아 과일이나 햄버거, 샌드위치로 한끼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고있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아 와인까지 곁들이며 2∼3시간씩 느긋하게 '점심시간'을 즐기는 것은 이제 찾아보기 힘든 옛 얘기가 됐다.

2∼3년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이 되고 있다. ABC뉴스가 21일 보도한 미식당업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가 '진정한' 점심시간 휴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3분의1 가량은 매주 1차례 이상 점심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25%는 점심시간 중에 식사 외에 다른 일을 하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간단한' 점심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과일이 으뜸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햄버거, 샌드위치, 야채 샐러드 등의 순이었으며 점심 한끼 비용으로 평균 4∼5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문화는 수입에 따라 차이를 보여 연봉 2만5천∼4만달러의 직장인들은 가까운 식당에서 포장형 음식을 사와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으며 4만∼5만달러의 직장인은 음식점에 주문을 해 점심을 먹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 5만달러 이상의 직장인들은 레스토랑을 찾아 점심을 먹는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레스토랑 '21클럽'에는 점심시간이면 그나마 여유 있는 직장인들로 여전히 북적대지만 과거처럼 식사시간이 늘어지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이 1시간1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간단하고 빠른 것'으로 점심을 바꿔가면서 매출이 줄어든 식당측은 직장인들이 갖고 갈 수 있는 포장형 음식을 개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요리연구소의 빅터 기엘리세 교수는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는 것이 아니라 때우는 풍속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떤 직장도 점심시간까지 뺏어가며 일을 하도록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의 명백한 업무상의 압박이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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