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난하는 반전열기가 노동계에도 들끓었습니다. 국회가 파병결의안 처리를 시도하자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는데요. 특히 지하철노조는 파병결정이 날 경우 전면파업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어요.
- 양대노총 모두 정부의 파병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지난 경제특구법안 저지투쟁처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국회가 반전여론에 밀려 파병안 처리를 늦추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 노조설립이 사실상 무산됐죠?
- 예,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끌었지만 이틀만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노조설립을 주도했던 직원들이 설립신고서를 자진 취하했지요. 시작할 때부터 과거 경험을 되풀이할까 우려가 많았는데, 결국 현실로 된 것이지요.
-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주시죠.

* 민주노총 서울본부 간부들 '상처'
- 여러 가지 의혹을 많이 낳고 있지만 사측에서 이미 노조설립 사실을 알고 있었고 노조설립 주도자들의 조직사수 결의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25일 중구청에 설립신고를 내러간 민주노총 서울본부 간부는 중구청에 들어서면서부터 누군가 자기들을 지켜봤다는 말을 했고 정확한 신분확인은 하지 않았지만 삼성 마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또 서울노동청에 40분 먼저 접수된 설립신고서가 서류상 하자로 필증 교부가 안된 것을 볼 때 노조설립 주도자들의 의지가 강했다면 이번 사건이 해프닝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국 조직화에 나선 민주노총 서울본부 간부들만 상처를 받은 셈이지요.
- 민주노총 서울본부쪽 평가는 어떤가요.
- 한 간부는 당사자들이 실종된 26일 저녁 퇴근하는 그들을 챙기는데 실패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말을 하더군요. 어쨌든 이번 사건을 서울본부 간부들의 책임으로 돌리긴 무리라고 봅니다. 삼성측 대응의 집요함이나 노동자들의 의식을 돌이켜보게 된 계기라고 생각해요.

- 이번 언론노조 중앙위원회가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지요?
- 그렇습니다. 일단 비정규직문제가 두번째로 중요한 요구안으로 결의됐습니다. 문구자체가 집행력을 뜻하진 않지만 예년에는 없던 부분입니다. 비정규조직 교육을 따로 한 것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더군요.
또 임단협 투쟁에서 6월 총파업을 기조로 하고 있습니다. 총파업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도 처음이지요. 이 부분을 두고 중앙위를 마친 다음 신문노조 위원장들이 밤늦게까지 회의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언론노조 한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시기집중투쟁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하더군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민주노총 조직실에 인력난이 심각하다면서요?
* 2일 단병호 위원장 만기출소
- 민주노총 조직실은 현재 두명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존 조직실 인원이 미조직비정규실로 분화된데다 사회보험노조에서 파견 나왔던 최재기 국장이 복귀해 현재 남은 인원은 이시정 실장과 박인서 차장뿐입니다. 특히 임단협을 앞두고 인력충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민주노총은 현재 공채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결국 만기출소로 석방되죠?
- 그렇습니다. 4월 들어서 민주노총 주요인사들이 만기출소로 나오는데요. 2일 저녁에는 단병호 위원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13일 저녁에는 금속산업연맹 한석호 전 조직실장이 영등포 교도소에서 출소하게 됩니다.
- 민주노총은 단 위원장 출소로 1년 8개월만에 안정적인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력난에 시달려온 금속산업연맹도 한 실장 복귀로 임단협과 연맹 산하 노조들의 산별 전환투표 등 바쁜 일정을 앞둔 시점에서 집행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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