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비스연맹 집단탈퇴 의사를 밝힌 서비스현장연대가 3일 (가칭)민주서비스노련 추진위를 발족했다. 이들은 오는 4월 30일 새 연맹 창립이란 일정 계획 아래 독자적인 진로개척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동민 추진위원장(호텔리베라노조 위원장)은 “급작스런 과도기적 체제가 조합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지만 연맹 문제점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새 연맹 건설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5일 리베라노조 사무실에서 박 위원장을 만났다.

- 독자적인 진로 결정부터 추진위 발족 등 속도가 무척 빠른 것 같다.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급단체의 보호에 있던 조합원들이 과도기적 체제를 겪으면서 불안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쟁사업장, 투쟁이 예상되는 사업장 문제 해결이나 소산별 체제 중심의 연맹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다만 전 조합원들이 충분한 토론이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점에서 우려되는 점은 있다.
조합원간 입장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현 연맹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각 단위노조마다 한번씩 공유한 경험이 있어 이후 조합원들을 설득하는데는 별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조합원들의 생각을 한 곳으로 모아 빨리 새 연맹 추진 사업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고 새 연맹에 걸맞는 강령과 기조를 만드는 일을 추진위가 해나갈 것이다.”

- 서비스 연맹과 업종이 일부 중복되는데 차별화 방법은.
“통합된 서비스연맹의 문제점은 연대투쟁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투쟁사업장을 엄호하고 투쟁을 안착시키는 부분이 통합연맹의 할 일이고 이는 연대투쟁만이 가능한 것이다. 또 하나 통합연맹의 문제점은 비민주화와 관료화였다. 철저하게 민주적인 회의구조 등을 확립할 것이다. 서비스연맹과 경쟁적인 관계는 되고 싶지 않지만 굳이 차별점을 얘기하라고 한다면 연대투쟁을 실천하는 것과 조직의 민주화를 얘기하고 싶다.”

-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연맹, 산별노조를 추구한다고 밝혔는데.
“경기보조원을 대표로 서비스업종에는 비정규직과 미조직노동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실상 민주노총이든, 연맹이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산별노조를 위해서는 단위노조 집행부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이미 특1급 호텔과 특2급 호텔에서는 산별노조 건설논의가 시작됐고 뉴코아노조가 적극적으로 유통소산별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대기업노조에서 이런 의지를 보이는 만큼 희망이 있다고 본다.”

- 지난달 대의원대회가 끝난 뒤 착잡한 심정을 밝혔는데.
“호텔리베라노조는 과거 어렵사리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관광연맹에 가입했다. 역시 어렵게 통합에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주장했던 대의가 부정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연맹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합원들에게 다시 어떻게 얘기해야하는지 고민이 됐다”

- 서비스연맹에선 ‘조직분리’가 아니고 탈퇴의사를 밝힌 노조에게 자산처리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서로 내리는 결론과 해석이 다를 것이라고 우려는 했지만 감정적 대립과 논쟁확대는 바라지 않는다. 대의원대회 결정은 ‘현재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연맹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서로 동의한 결과이다. 양측이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분리냐 재정분리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 민주노총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얘기되고 있나.
“대의원대회 이후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총연맹은 올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서비스유통노동자 조직화’ 사업 진행을 위해 조직진로 문제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4월말 새 연맹 건설을 위한 추진사업을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 결정이 연맹 임원과 합의된 분리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서비스 유통노동자 조직화’라는 대의를 훼손시킨다면 차후 운영위원들을 비롯해 조합원들과 다시 논의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

김학태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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