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건의료노조가 서울대병원 성희롱 사건 관련자인 A교수 해임투쟁에 적극 가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병원이 미온적인 태도를 계속 한다면 여성단체들도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는 이날 "업무중에 폭행을 가하고 환자가 있는 가운데 서슴없이 성적 농담과 성희롱을 일삼는 행위는 환자의 인격까지도 침해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해당 교수를 해임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140개 지부가 일제히 서울대학교병원장, 서울대학교 총장, 의과대학장에게 항의전화 걸기, 항의팩스 보내기를 하기로 결정했으며 해임투쟁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대병원지부(지부장 김해란)도 이 사건과 관련, '병원 내 폭행과 성희롱 근절 및 A교수 해임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 지난달 25일 여성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데 이어 환자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부는 특히 병원 내 성희롱 문제가 지난 99년 레지던트 강 아무개 의사, 2001년 치과 허 아무개 교수 등에서 보듯 빈발하고 있다며 A교수 해임은 물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측은 진상조사를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 양측 및 참고인 진술을 듣는 등 진상파악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4일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병원의 특별인사위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가 조기에 매듭될지, 아니면 여성계 등의 반발로 확산될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은 그동안 성희롱적 언행으로 논란을 빚어온 A교수가 지난달 7일 수술과정에서 업무 미숙을 이유로 피묻은 수술 장갑을 낀 채 신임 간호사의 머리를 폭행하면서 촉발됐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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