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데 이어 국회의 고건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고 새 내각이 발표되는 등 큰 일들이 많았네요.

- 새 내각 구성에 대해서는 파격적이라는 평이 많았는데요, 노동부 장관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대부분 부처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장관 후보수가 줄어든 데 반해 노동부는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났다고 하니까요.

* 한국노총 "김영대 인수위원 반대 안했다"

- 마지막까지 예상이 쉽지 않았습니다.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막판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만큼 권기홍 신임 장관은 뜻밖의 인물이었죠.

- 노동부 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많이 거론되던 김영대 전 인수위원이 배제된 결정적인 이유가 한국노총의 반대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공식 성명까지 내면서 펄쩍 뛰었는데요.

- 한국노총은 김영대 개혁정당 총장에 대해 '안된다'거나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노동계 출신 인사를 부담스러워 하는 관료집단 내부의 반대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국노총을 끌어들인 게 아니냐고 발끈했지요.

- 민주노총 쪽도 이번 장관 임명을 두고 심기가 불편했던 것 같아요. 한마디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할까요. 5배수니, 3배수니 후보 압축 과정에서 김영대 전 부위원장, 김금수 지도위원 등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니 민주노총의 기대도 높아질만 했죠. 이들 중 장관이 나오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실상 표정 관리를 하고 있었던 셈이죠.

- 게다가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민주노총을 방문했을 때 "민주노총과 대화가 통하고 노동계를 잘 아는 사람이 장관이 돼야 한다"고 발언까지 했으니 기대가 클만 했죠.

- 허탈했겠군요. 그래서 신임 장관에 대한 논평이 '세게' 나온 건가요?

- 글쎄요. 워낙 권 장관이 노동부문과 인연이 없기도 했고 인선에 대한 실망감도 작용한 듯 합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권 장관에 불만이 있어서 그랬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 한국노총 대의원대회 10년만의 첫 유회

- 지난 26일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가 유회됐는데, 10년만의 일이었다죠?

- 임원선출 대의원대회가 아닐 때는 원래 대의원들의 퇴장이 많긴 했는데요, 이번 대회의 경우 참석 대의원의 2/3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규약개정안이 상정되다보니 참석자 수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어쨌든 회의 도중 대의원 수를 점검해 본 결과 성원이 모자란 거죠.

- 또 한가지 요인이 있어요. 본회의에 앞서 한나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민련, 개혁정당 에서 각 1명, 베트남노총 위원장, 국제자유노련 아태지역 사무총장 등 10명의 내빈이 무려 1시간에 걸쳐 축사를 했어요. 대의원들이 자리를 뜨는 데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죠. 때문에 행사의 본말이 전도됐다며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 기대를 모았던 3.1절 특사에 끝내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금속산업연맹 한석호 조직실장 등이 제외됐더군요. 단 위원장은 이제 만기 출소까지 한 달을 남겨두게 됐습니다.

- 정부로서는 3.1절 특사에 단 위원장을 포함시키는 것이 민주노총과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텐데요, 마지막 기회를 놓친 듯 하네요.

- 그렇죠. 민주노총으로서는 빚진 것 없이 가게 된 거니까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볼 수도 있죠.

- 사무금융연맹 곽태원 새 위원장이 지난 정기대의원대회 때 진땀 꽤나 흘렸다죠?

- 대의원들은 이날 대회에서 예산안은 물론, 회의 진행방식과 사업계획서의 오자까지 꼼꼼히 지적하는 등 질의를 쏟아냈어요. 이에 곽 위원장은 회의 중간 "예, 대의원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맞고요∼"라고 요즘 유행하는 농담을 하며 여유 있게 넘기려 했지만 첫 신고식이어서 그런지 적지 않게 긴장한 듯했어요. 전 집행부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당선된 만큼 곽 위원장에 대한 대의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모양입니다.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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