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주간은 두산중공업 고 배달호 씨 분신 사건의 파장이 한층 확산되는 기간이었습니다.

- 민주노총은 두산그룹의 전근대적인 노사관을 근절하는 게 고인의 뜻을 기리는 것이라며 일전불사의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두산그룹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것 같습니다.

* "노동부는 뭐가 무서워 안 오나"

- 그런데 그나마 정부 내에서 노동자 얘기를 들어줘야 할 노동부가 아직 조화조차 보내지 않았다면서요?

- 네. 현장에서는 노동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더군요. 사람이 노사문제로 목숨을 끊었는데 무슨 이유로 내려오지도 않느냐는 것인데요. 한 조합원은 기자를 붙잡고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해했습니다.

- 고인이 생전에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과는 각별한 사이였다면서요?

- 김 위원장이 고인과는 원래 보일러 공장에서 같은 라인에서 일했고 노동운동도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끼리도 매우 친했다고 하더군요. 고인의 유족이 사건 이후에 김 위원장을 계속 의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포함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 단병호 위원장이 차기 노동부 장관감이라는 얘기는 무엇입니까?

-한 인터넷 매체가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차기 정부의 내각을 추천하는 이벤트를 벌였는데요, 현재 수감 중인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노동부 장관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합니다.

- 민주노총 한 조합원은 "현실 가능성을 떠나서 단 위원장이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총연맹의 위원장이 파업을 이유로 감옥에 갖혀 있는 사회구조를 먼저 바꿔야 한다"며 씁쓸해 하더군요.

- 민주노총은 조직실에서 소폭 인사가 예정돼 있다면서요?

- 예. 대의원대회 이전에 조만간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먼저 비정규미조직실을 만드는 조직 개편이 있고요. 최근 보직 변경을 요청한 황명진 조직실장의 후임자가 조만간 선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새 조직실장은 어떤 인사가 오게 될까요?

- 일단 조직실장은 금속산업연맹에서 파견되는 형태로 지역본부 출신 간부가 임명될 것으로 보이고요, 비정규미조직실은 아마도 내부승진이 유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직실 인원 충원을 위해서는 공고가 이미 나온 상태이고요.

- 화제를 한국노총쪽으로 돌려보죠. 최근에 한국노총에 의무금을 내지 말자는 내용의 익명 편지가 단위노조에 배달됐다는 얘기가 들리네요.

* "의무금 안 내면 월급 안나오는데…"

- 네. 한국노총 단위노조에 대선 직후 맹비거부를 촉구하는 익명 편지 2,800여통이 무차별적으로 배포됐다고 합니다. 맹비거부 이유로는 16개 연맹의 한나라당 지지선언 등과 관련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노총 모 임원은 연맹 대표자들이 사무총국 간부가 혹시 그런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간부들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 사무총국 간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사무총국 간부들은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을 의심하는 데 몹시 불쾌하다는 입장이죠. 사실상 당장 의무금이 안 걷힐 경우 월급을 못 받는 사람들은 우리인데 우리가 그런 짓을 했겠느냐고 반문하더군요.

- 최근 이남순 위원장이 현장순회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연말 대선 후유증이 수습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는데요.

- 한국노총은 어찌 보면 역설적으로 사실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도 볼 수 있어요.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기보다 조직갈등 해소를 위해 단결하자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침체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갑자기 문제가 불거질 상황은 아닙니다.

- 그래도 개혁을 주장하는 간부들의 활동이 주춤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조직이 위축돼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이는데요. 다른 무엇보다 획기적인 개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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