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섭 부위원장은 23일 주간회의를 마친 뒤 심각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유 부위원장은 "대선 이후 조직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는데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재섭 정치담당 부위원장에게 올해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 올해 민주사회당 창당의 의미를 평가해달라.

"대선 전 창당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다. 그럼에도 창당에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창당해서 바로 성과를 얻기를 바라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를 출마시키지 못하면서 구심점을 잃고 지지후보도 결정하지 못했고, 조직별로 대선 후보 지지결정을 하고 조직문제를 도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

- 민사당 창당 뒤에도 혼선을 빚은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한국노총을 이끌고 나가는 임원과 사무총국 직원들 사이에 민사당 기조와 정책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창당이후 민주노동당과 통합작업에 진척이 없었던 점도 큰 이유다. 민주노동당과 협상결렬 이유는 민주노동당과 협상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금방 창당된 민사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사당 입장에선 '선 협상'이 없으면 기득권 분배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 전 협상은 결렬됐을 것이라 본다."

- 한국노총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것을 평가하면.

"민사당에서 지지후보를 결정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민사당 당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특정지역에 당원이 몰리면서 결과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남순 위원장이 이 방침에 대해 수용하지 않았다. 한국노총 대의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자는 안도 부결됐다. 하지만 지지후보를 결정했더라도 조직분열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은 어려웠나.

"개인적으론, 민주노동당에서 노총임원인 나에게 지지선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으나, 중앙정치위에서 결정이 난 마당에 조직결의를 위반하긴 힘들었다. 사실 조합원 다수가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을 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