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당 창준위 집행위원장에 이어 사무총장을 맡았던 권오만 택시노련 위원장. 그는 지난 11일 한국노총 일부 연맹 대표자들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착잡해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내가 참여한 것처럼 알려졌으나 지금 상황에서 내 명예를 위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조직'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고 해서 입장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위원회 결의를 위배했다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한국노총이 지지후보를 표명하지 않기로 한 것은 각 조직이 알아서 하라는 뜻"이란 해석이었다.
그는 "택시노련 내에도 지역별로 지지정당이 엇갈리고 있어 현 상황에서는 조합원들에게 '개혁적 후보'에게 표를 주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처지"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 10월말 민주사회당 창당과 관련해 "창당이 결정된 뒤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면서 '조직인'으로서 적극 지원하는 게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그는 한나라당을 탈당하기도 했다. 또 '조직 결정'에 따라 민사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그런데 민사당은 이번 '지지 선언' 논란과 관련해 12일 "우리 당이 걸어야 할 길은 보수정치권과의 야합과 연합이 아닌 진보정당 통합"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론, 권 위원장은 이번 '선언' 논란에 책임을 지고 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한편, '지지선언' 참여사실을 인정한 한 연맹은 "위원장이 했으면 그게 조직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위원장 개인의 입장일 뿐 조직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과연 노동자 이익을 대변한다는 노조 지도자의 개인적 행동은 어디까지 인정되며, '조직의 뜻'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