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노조 8대 위원장 선거가 다음달 3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지재식 후보, 류방상 후보, 이수광 후보가 막판 득표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조선거는 3만8,000여명 조합원 직선으로 치러지며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율 상위 2명을 대상으로 엿새 뒤인 9일 결선투표를 벌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지재식(한국통신 민주정도연합·한정련), 류방상(인간다운 KT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이수광(KT를 지키는 노동자의 힘·KT 지킴이) 세 후보는 합동토론회, 합동유세 없이 전국 사업장을 하나하나 방문하는 형태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12개 지방본부 위원장도 선출한다.

* 선로 분사 '가능성·시기' 전망 입장차

민영화된 KT의 초대 노조위원장을 선출하는 선거로 다양한 쟁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의 고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선로보수부문 분사'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세 후보 모두는 분사, 아웃소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막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실제 민영KT가 분사를 추진할지와 그 시기에 대한 판단에서 후보들간 일정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류방상, 이수광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3년 안에 선로 부문 분사 및 아웃소싱, 마케팅 소사장제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확실한 투쟁을 할 수 있는 '강한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지재식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지금은 오히려 투자, 인력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향후 3∼5년 사이에 아웃소싱, 분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본지 11월 19일 참조)

위원장 후보, 선거조직에 대한 평가도 주요 쟁점이다.
'한정련'은 "지재식 후보가 현장 조합원들의 눈높이를 맞출 줄 알고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회사측에 대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잘 싸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내세웠다. 하지만 '인사모', 'KT지킴이'측은 "지 후보가 중앙 경험이 없고 투쟁 경험도 약하다"며 "결국 구조조정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류방상 후보와 관련, '인사모'는 "류 후보가 지난 91년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주노조'라는 한 길만 걸어온 사람"이라며 "6년 동안 무너진 노조를 바로 세우기에는 류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 후보측은 오히려 "인사모의 투쟁 방식이 현장 정서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이를 약점으로 꼽았다.

'KT지킴이'는 "이수광 후보가 조합원의 정서를 반영하면서 자주적인 방법으로 노조를 이끌 인물"이라며 "지금 노조에는 투쟁도 하고, 대중을 이끌만한 이 후보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타 후보측은 "KT 지킴이가 여러 조직의 결합체인 만큼, 구심점이 약하다"며 "또한 이 후보측은 이번 선거 준비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 1차 투표 결판 여부도 '관심'

지재식 후보, 류방상 후보 각 선거대책본부는 1차 투표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 후보 선대본 한 관계자는 "전국에 사업장이 산재해 있어, 생각보다 현장에서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며 "결국 조직력에 영향을 받는 만큼,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전망했다. 류 후보 선대본은 "3년 전 선거보다 훨씬 더 반응이 좋고 자신감도 있다"며 "1차 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이수광 후보 선대본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세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여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것은 대세"라고 분석했다.

이런 전망 속에서 '한정련'은 "이후 큰 변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고, '인사모'와 'KT 지킴이'쪽은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회사의 '개입' 문제라고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지금도 현장에서 선거개입 사례가 계속 수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민영 KT 초대 위원장 선거에서 어떤 후보자가 당선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2개 지역 본부도 대부분 경선으로 치러진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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