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조흥은행 합병 방침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한국노총 위원장 직을 걸고 합병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남순 위원장은 지난 22일 저녁 을지로 조흥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산업노조 총파업 전진대회'에 참석, 대회사를 통해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은행인 조흥은행 합병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노동계 전체에 가해지는 탄압과 구조조정을 저지할 방법이 없다"며 "이번 싸움에서 질 경우 한국노총 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나섬에 따라 조흥은행 매각 투쟁은 한국노총 차원의 대응 등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도 "지난 주택·국민 합병 반대투쟁에서는 국민 불편을 감안해 전산망을 끄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투쟁에서는 조흥은행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최후의 수단까지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지부 허흥진 위원장도 "현재 전산망 마비를 위한 모든 프로그램이 개발됐다"며 "한번 중단되면 빠른 시일 안에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22일 오후 을지로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긴급 산별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노총 전 산별연맹이 3차 금융구조조정과 조흥은행 합병 철회를 위해 총력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이날 전진대회에는 한국노총 산별대표자, 금융노조 지부 대표자와 조흥은행지부 수도권 조합원 등 4,000여명이 참여했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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